범민족대회 서울 예비회담 불투명/장소ㆍ안내싸고 정부­전민련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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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 제의 호텔사용 거부 전민련/합의 번복 전민련에 동조 북한측/북측 대표 판문점서 서울행 보류
범민족대회를 위한 2차 실무회의가 북한및 해외동포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26일 오후 4시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대표의 숙소ㆍ회담장소및 북측 대표단의 안내담당 문제에 관해 남북 정부 당국과 전민련간에 각각 이견이 심해 회담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관계기사3,4,5,18,19면>
이때문에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55분 판문점까지 나왔으나 남행을 보류하고 있으며 양측 당국자간에 판문점에서 절충을 거듭하고 있으나 이견접근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된 회담장소와 숙소에 관해 정부측은 신변안전및 편의제공을 요구한 북측 정부의 입장을 우리 정부가 받아들인만큼 경호등의 문제를 고려해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틀 호텔을 지정,북측 당국과 합의하고 이를 전민련대표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전민련측은 회담장소를 그들이 마련한 아카데미하우스로 고집하고 정부측의 회담장소및 숙소지원을 거부,북측 대표가 정부측이 주선한 인터콘티넨틀 호텔에서 투숙하며 회담을 하자고 할때는 가지않고 아카데미하우스에 있겠다고 버텼다.
정부와 전민련간에 이같은 갈등을 빚자 북측은 이날 오전 남북 연락관간에 합의한 내용을 일부 번복,다시 열린 연락관회의에서 판문점에서 서울까지 가는 동안 안내를 남쪽 당국자가 아닌 전민련 관계자가 맡고 숙소와 회담장소도 전민련의 주장에 따르겠다고 해 회담이 결렬됐다.
회담에 진전이 없자 북측대표단은 판문점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판문각으로 이동,서울 예비회담이 무산되어도 좋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에대해 우리 정부측은 북측대표단의 안내는 당국자와 전민련이 함께 해도 좋으나 회담장소와 숙소를 정부의 주선대로 안한다면 회담이 깨져도 하는 수 없는 입장이다.
5차례의 양측 연락관 실무접촉에서 ▲전민련대표가 군사분계선까지 와 북측대표를 영접하고 ▲차량도 전민련 것을 이용하며 ▲전민련인사만 동승하겠으며 ▲회담장소와 숙소 선정도 전민련의 지정ㆍ안내에만 따르겠다고 주장,이의 보장을 요구하며 판문점 통과를 거부했다.
그러나 우리측은 연락관 회담을 통해 북측 대표단의 신변안전과 모든 편의제공은 우리 정부가 책임질 사항이며 이는 윤기복 북한조평통부위원장이 25일 서한을 통해 강영훈국무총리에게 요구했고 강총리가 북측의 연형묵총리에게 전통문을 통해 이의 보장을 약속한 사항이라고 맞섰다.
북측은 당초 이날 오전 9시에 판문점에 도착할 것이라고 통보했었으나 2시간 늦은 11시에 나타나 우리 정부의 관여배제등을 계속 요구했다.
북측은 이날 오전 7시30분 첫 연락관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단의 숙소를 인터콘티넨틀 호텔로 정했다는 우리측의 통보에 양해했었다.
우리측은 첫 연락관 접촉이후 북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서울행 승용차에 북측 대표단과 전민련대표의 동승을 허용키로 했었다.
한편 북측 대표단의 영접을 위해 강희남 전민련고문,김희선 서울민협의장과 함께 이날 오전 9시5분 판문점에 도착한 이해학 전민련조통위원장은 『북측 대표단이 넘어오지 못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 북측 연락관과 우리가 직접 접촉할 수 있도록 정부측에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하고 『북측대표단이 끝내 서울을 방문하지 못할 경우 26.27일로 예정된 2차예비회의 자체가 무산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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