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2개 사단 출동/쿠웨이트 국경서 무력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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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 해군도 비상대기… 유가 20불까지 치솟아
【니코시아ㆍ바그다드 로이터ㆍAFP=연합】 원유생산량 문제를 둘러싸고 쿠웨이트와 날카로운 대립을 보여온 이라크가 중무장군대 2개 사단을 쿠웨이트와의 국경지대로 이동시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이어 24일에는 이라크­쿠웨이트간 국경을 분명히 규명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쿠웨이트의 제안을 뒤늦게 거부,양국간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는 이와 함께 유가가 배럴당 25달러선으로 오를 때까지 원유공급을 축소할 것이라고 위협,석유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는 서방 대사관 무관들의 말을 인용,약 3만명에 달하는 2개 사단 병력이 남쪽 쿠웨이트와의 국경지대로 이동했으며 이라크군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페르시아만 해역의 미해군도 군인들의 상륙을 중단시키고 해상훈련을 개시하는등 군사개입태세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서방소식통들은 이라크가 총병력 2만3백명이고 불과 5백미터 거리에 양국의 유전이 위치한 쿠웨이트 인접지역에 이같은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킨 것은 25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석유장관회의에서 쿠웨이트가 유가인상과 산유량 통제조치를 요구하는 이라크의 입장에 동의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일종의 시위일뿐,쿠웨이트를 침공할 의사는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케야르 유엔사무총장도 24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공격하거나 미국이 이 지역 원유분쟁 해결을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유가는 24일 이라크군의 대쿠웨이트 접경 집결보도에 자극받아 런던시장에서 배럴당 근 20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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