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부족 "몸살" 흔들리는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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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근 20여 년간의 고성장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받아 오던 우리 경제가 현재 국내외적 여건으로 질적·양적인 침체에 빠져 이빨 빠진 호랑이, 지렁이, 제2의 아르헨티나 등으로 뼈아픈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기협중앙회가 2백42개 회원업체를 대상으로 실시 발표한 기술인력 실태조사를 보면 경제침체가 노사분규, 불량품 증가에 따른 수출부진, 원화 절상, 보호무역주의 등에 도 연유되지만 우리의 산업인력 육성정책의 허점에서도 크게 기인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동 조사에 따르면 조사업체의 95.6%가 인력이 부족하며 27%는 타 업체 종업원을 스카웃 해 부족인력을 충당하고 68.6%는 재훈련 여유가 없다고 답변했으며 인력부족부문으로는 고급인력보다 숙련기능공이 46.9%로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실질적인 부 강과 발전에는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질적·양적으로 수준 높은 인력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원천적으로 생산인력, 특히 저변의 생산인력 층이 취약할 뿐 아니라 기존의 인력에 대한 새로운 훈련기능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이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실질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으며 특히 후발 개도국이 바짝 뒤 좇아오고 선진국의 기술수준이 앞서가는 상황에서 수출이 잘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칫 성장은커녕 기존의 쌓아올린 기반마저 약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사회는 지금 비생산적이고 불건전한 각종 서비스업종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면서
많은 인력이 그 쪽으로 몰리고 있는가 하면 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에서도 인문계보다 자연계가 여러 가지로 나쁜 환경에 놓여 있으며 최근에는 대졸인력의 실업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시 말해 사회 전반적으로 인력정책 배분 상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사회의 안정이나 환율문제 등도 해결이 되어야 하지만 정부당국과 각 기업에서 가까이는 수출과 경기의 활성화를 꾀하고 멀게는 우리경제의 힘찬 성장발전을 위해 뛰어난 인적자원의 양성·활용·관리에 적극 힘써야 할 것이다.
이강봉<경남 울산시 중구 반구동 607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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