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한국에 최후통첩 하러 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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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 미국 하원의원

미 의회의 지한파(知韓派) 정치인인 에드워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17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현재 북한을 내부 붕괴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주장했다. 한.미 의원외교협의회의 미측 위원장인 로이스 의원은 "우리는 지금 김정일의 돈줄을 끊어 그의 정권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implode) 아이디어를 다듬고 있다"며 "북한 정권을 내부적으로 붕괴시킬 때가 왔으며 (지금 그 작업에 착수하면) 2개월이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철저히 검색할 것이며, 북한의 모든 해외 은행계좌를 동결시키고 있다"며 "미국이 막 시작한 이 같은 조치는 김정일에 대한 우리의 의도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스 의원은 "미국은 왜 주한미군을 전면 철수시키겠다고 한국에 말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바로 그런 압력을 가하기 위해 동아시아에 갔다"며 "즉 라이스 장관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미국의 최후통첩을 하려고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스 의원은 "한국민들은 이제 좌파 노무현 정부에 싫증을 내고 있다"는 말을 반복한 뒤 "한국민은 대북 원조 중단을 원한다. 여론 때문에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스 의원은 이어 "황장엽씨에게서 들은 말인데, 김정일 정권에 흘러들어가는 돈을 차단하고 대신 대북 라디오 방송으로 북한 사회에 외부 정보를 주입하면 김정일은 아버지(김일성)와 달리 인기가 없는 만큼 정권이 내부로부터 붕괴될 수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북한에 대해 강경한 조치들을 취하면, 결국 북한 군부의 장성들이 나서서 김정일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인 칼슨도 "미국은 수많은 미국민의 목숨을 희생하며 50여년간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지켜줬다"며 "우리가 한국에 어느 정도 영향력(sway)이 있는데도 한국은 북한에 돈을 보내 김정일 정권을 지탱하고 있다. 왜 그만두게 하지 못하나"고 비판했다.

반면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18일 "미국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문제삼는 것은 방자한 내정 간섭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차 방미한 김 위원장은 워싱턴 특파원단과 간담회에서 "미국의 이 같은 행동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실패 책임을 한국의 포용정책에 떠넘기고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 에드 로이스(Ed Royce.55)의원=미 의회 국제테러리즘 및 비확산 소위원회 위원장. 캘리포니아 출신의 지한파 정치인으로 북핵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로이스 의원은 앞서 "북한이 언젠가는 핵탄두가 장착된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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