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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피서」위해 이런 책을…각계인사 추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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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래를 되돌아본다>
김광웅<서울대 교수>
68년 창립된 한국미래학회가「전망의 회고」란 역설적 부제를 붙여 펴낸 에세이집이다.
각분야의 회원 23명이 학회창립 후 20년간 한국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봤는가를 회고·검증하면서 오늘의 현상을 토대로 다시 향후 20년을 전망한 글들을 모아 엮었다. 미래사회에 인간이 어떻게 적응해·나가야 하는가를 체험과 역설로 일깨워 주는 예지의 글들이다.
도서출판 나남 간.

<팡세>
이형기<동국대 교수>
파스칼의『팡세』하면 너무 유명한 책이어서 새삼 들추기가 쑥스러울 지경이지만 만인이 읽어야 할 불후의 명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짧은 글 구절 구절은 언제 보아도 새롭고 우리 삶에 예지를 불어넣는다.
사상적인 깊이는 따로 하고라도 정신이 나태해지기 쉽고 일상의 무의미성으로 매몰되기 십상인 여름철에는 촌철살인의 매운맛으로 영혼을 일깨우는『팡세』를 다시 읽을 일이다.

<혼돈의 과학>
김용운<한양대 대학원장>
이 세상에는 질서와는 반대되는 개념인 혼돈과 불규칙적인 것, 비 예측 적인 것들이 너무나 많다. 과학적 탐구의 대상에서 벗어나 불가해의 영역으로 방치돼 있던 이런 현상들이「혼돈과학」이란 이름아래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혼돈과학의 새로운 이론들을 쉽게 풀어 소개한 이 책은 정보화시대를 맞아 감성과 비 논리의 타성에 젖어 온 한국인들에게 좀더 합리적 사고로 사물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범양사 출판부 간.

<먼 나라 이웃나라>
박완서<소설가>
만화로 꾸며 놓은 역사지리 교양물로 우선 가볍게 접근할 수 있어 좋다. 여행 중에 읽어도 전혀 부담이 가지 않을 것이다.
쉽고 재미있지만 내용의 짜임새는 결코 만만치 않다. 프랑스·독일·네덜란드·영국·스위스 등 유럽각국의 역사와 함께 그 나라의 국민성, 현재의 삶의 모습, 종교·문화 등을 총체적으로 꿰어 놓았다. 딱딱한 활자보다는 이렇게 만화형식으로 내용을 풀어놓으면 국민들의 교양증진에 아주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죽음의 사색>
신달자<시인>
문학평론·종교학·의료 등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인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추론되고 있는 죽음의 의미를 살피고 있다. 문학적·종교학적·문헌학적·의학적으로 각자의 관심과 접근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의미해석도 매우 다양하고 재미있다.
여름철에 죽음을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은 피서의 하나가 될 듯싶다. 인간은 어차피 죽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고 그러므로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막연히 남의 일로만 미루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도서출판 서당.

<현대사회 문제와…>
이만열<숙명여대 교수>
대체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 한국교회의 보수적 입장을 다시 성찰하게 하는 글이다.
영국의 복음주의 신학자가 쓴 이 책은 핵무기·성·환경오염·빈부·인권·노동과 실업 등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에 대해 기독교가 어떻게 답변해 주고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기독교의 에고이즘을 떠나 종교적 다원주의의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하고 있어 한결 설득력을 지닌다. 기독교문서 선교회 간.

<대지>
차하순<서강대 부총장>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뛰어난 명성에 걸맞게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번역본이 여러 종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다투어 읽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의 광활한 대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농민들의 고난과 극복의 의지를 담은 대하장편으로 소설이 주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독자들에게 현상적 수준에 그쳐 있는 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혀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한국 음악의 논리와…>
이강숙<서울대 교수>
잘못된 교육을 받고 큰 탓인지 사람들은 음악 하면 베토벤이니 쇼팽이니 하는 서양음악만을 연상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인이며 우리의 민족적 정서를 담은 독특한 음악을 만들고 가꿔 가야 할 책임이 있다.
이교수의 이 책은 한국음악이라는 이름에 값할 만한 새로운 음악이 갖춰야 할 논리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도덕성의 문제를 다룬 것으로 비전공의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시사를 던져 줄 것이다. 세광 출판사 간.

<고요한 돈 강>
박동규<서울대 교수>
몇 해 전 금서목록에서 해제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번역 소개된『고요한 돈 강』은 러시아 혁명기를 배경으로 돈 강 유역에 터잡아 살고 있는 수많은 민중들의 삶을 조명한 대하서사장편이다. 이 소설로 숄로호프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지명되고 소련이 자랑하는 세계적 작가의 위치에 섰다.
소련과의 수교 등 이 심도 있게 거론되는 시점에서 소설을 통해서 나마 과거 러시아 민중들의 생활사를 되돌아보고 음미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다.

<목민심서>
김원용<성균관대 교수>
대저 정치의 기본적인 목적은 국민이 편안하게 잘 살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이 불안해하고 못살게 되면 국가의 존립의의는 물론이고 정치의 가치도 상실하게 된다.
다산 정약용의 방대한 저작체계 중에서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목민심서』는 백성을 다스리는 정치가(목민관)의 덕목과 행정의 요체를 기록한 책. 기성세대나 자라나는 새 세대에 모두 진실로 국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가를 깨닫고 익히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결혼·여름>
황인숙<시인>
『결혼·여름』은 빛과 여름의 향기가 진동하는 카뮈의 산문집으로 그가 알제리 바닷가에서 자연을 섹슈얼하게 느끼고 바라보면서 쓴 것이다.
카뮈의 알려진 소설들이 갖고 있는 부조리 등의 매력적인 주제에 알 맞는 문제이면서도 그 주제의 무게에서 벗어난 아주 매력적인 산문이다. 한여름 태양이 내려 쬐는 바닷가에 앉아 읽으면 안성맞춤인 그런 꼴이다. 도서출판 책 세상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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