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대회 미 개최 싸고 의견 분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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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구촌 30억 축구 팬들을 열광시켜온 이탈리아 월드컵대회가 3, 4위 전(8일)과 결승전(9일) 두 경기만을 남겨놓은 현재4년 후의 차기대회 개최국인 미국에서는 벌써부터 대회의 성공적 개최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이 분분, 주목을 끌고있다.
회의적인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비 인기의 그늘아래 허덕이는 미국대표팀의 보잘것없는 실력과 미국축구협회(USSF)의 대회운영능력부재가 초점.
미국은 이번 대회 출전24개 팀 중 3전패 2득점8실점으로 꼴찌(아랍에미리트 3전패 골 득 실-9)를 간신히 면했다.
획기적 방안이 강구되지 않는 한 별로 나아질 것 없는 미국축구가 홈에서 또다시 참패, 세계의 조롱거리로 망신할 경우 관중동원마저 실패해 대회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는 우려다.
그러나 미국 축구인들이 더욱 걱정하는 것은 USSF의 대회운영능력 부재다.
즉 프리커를 회장으로 한 USSF가 올림픽 다음가는 큰 행사인 월드컵대회를 치를 능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USSF는 지난해 NBC-TV와 1천1백50만 달러에 중계방송계약을 체결했다.
빚더미에 올라있던 USSF로서는 만족스러운 액수였으나 국제축구연맹(FIFA) 입장에서 볼 때 이는 무척 불만스러운 액수.
이렇게되자 FIFA는 최근 방영권을 얻지 못한ABC·CBS·TBS등의 반발을 틈타 재빠르게USSF와 NBC간의 계약체결을 백지화시키고 말았다.
또 프리커 집행부는 대회유치권을 따낸 지 2년이 지나도록 대회스폰서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
게다가 프리커 체제의 선수관리능력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있다.
프리커 회장은 지난해 미국최고의 스트라이커인 휴고 페레스가 3만 달러의 연봉에 불만을 터뜨리자 가차없이 페레스를 쫓아냈을 정도다.
올1월에는 대표선수들을 연봉 2만∼4만 달러의 저임금으로 묶어 일부선수들이 훈련캠프를 이탈하는 소동까지 빚었다.
이 때문에 프리커 중심의 USSF집행부 능력을 믿지 못하는 FIFA가 올8월 프리커가 USSF회장에 재선되면 직접 간섭에 나서 대회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길지도 모른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에서 지는 것은 단순한 결과다.
현재 미국은 대표팀을 강화시킬 명 코치뿐만 아니라 대회를 원만히 이끌 수 있는 전문가도 필요한 심각한 실정인 것이다.【스포츠 일러스트 레이티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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