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덜 바쁘게 조금 천천히 살면 좋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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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12일 2006 전원마을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고향인 김해시 전원마을 조감도를 보며 웃고 있다. 안성식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개인적으로 제일 살고 싶은 곳이 농촌의, 자연 생태계가 다 복원된 곳"이라며 "좀 덜 바쁘게 조금 느리게 천천히 살면서 돈도 적게 쓰는 삶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원마을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마을모델이 설치된 구석구석을 관심 있게 둘러본 뒤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계속 바쁘게 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저도 이후의 삶에 대해 새롭게 고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는데 9일 북한 핵실험 발표 뒤 첫 외부 공식 일정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내년께 특별히 바쁘지 않을 때 시간이 난다면 (전원마을) 현장에도 가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지금은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이 행복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올 1월 임업인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우리 세대가 아이들한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어릴 때 개구리 잡고 가재 잡던 마을을 복원시켜 물려주는 것"이라며 "그런 일을 대통령 마치고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후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내려가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퇴임 후 진영, 김해나 부산에 내려와 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총무 비서관실은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에서 퇴임 대통령 내외가 살 주택 부지를 물색해 왔다.

박승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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