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투자협력」이 효과적/상의「남북한경제교류」보고서(경제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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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 북한 경협기금 마련등 필요/물물교환 보다 합작사업 우선
북한과의 경제교류는 물물교역보다 투자협력방안이 오히려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물자교류도 남한의 우위가 두드러지는 품목은 피하고 품질ㆍ성능이 비슷한 상품부터 교역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상의는 23일 「북한경제의 실상,남북한경제교류의 가능성 및 대응방안」(책임연구 정창영연세대교수)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대북한경제교류는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물자교류의 경우 북한측의 위신을 고려,남북한수준이 비슷한 상품부터 교역해야 북한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경제회담에서 의견일치를 보았던 품목부터 교역을 시작하는 것이 순서이며 특히 남한의 경제적인 우위가 두드러지는 품목의 수출은 일단 피해야 한다는 것.
또한 북한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남북교역은 북한의 입초현상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대북한경제협력기금 등을 비축,신용을 제공할 준비를 해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물자교류보다 직접투자 등을 통한 공동협력방안이 오히려 대상범위도 넓고 성공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북한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남한이 설비ㆍ기술을 제공,공동개발한뒤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안과 공동어로구역을 설정,수산물을 공동어획 또는 가공하는 합작사업 등이 가능하다는 것.
또 항로ㆍ철도ㆍ도로 등 경제적인 편의시설을 상호제공,남한은 공산권에 대한 수출을 늘릴 수 있고 북한도 서방세계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으며 금강산 등을 공동개발,내ㆍ외국인에게 개방함으로써 외화획득을 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남한에서는 사양화된 일부 경공업을 북한에 이전,상대적으로 싼 노동력을 이용해 생산된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하는 제조업분야의 합작이나 소련ㆍ중동 등 제3국에서의 남북합작도 가능할 것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교류자체가 간접무역 위주이고 교역량도 미미했던데다 북한의 중앙집권적 폐쇄경제체제로 인해 개혁과 개방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인내를 갖고 계속 노력하되 업체간의 불필요한 경쟁은 피하고 정부와의 긴밀한 사전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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