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피해 60대여인 음독/일본대사관 앞서/보상요구 유인물 돌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병원 옮겼으나 위독
11일 낮12시5분쯤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정문앞에서 원폭피해자 이맹희씨(65ㆍ여ㆍ서울 동숭동 시민아파트)가 원폭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행인들에게 나눠주다 갑자기 박카스병에 준비해간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인근 한국병원으로 옮겼으나 생명이 위독하다.
이씨는 이날 혼자 대사관앞에 찾아가 「노대통령귀하」라는 탄원서와 일본어로 된 호소문 등 세종류의 유인물을 뿌렸다.
탄원서에는 『피폭후 본인은 물론 자녀들까지 원자병이 유전돼 평생 고생하고 있으나 아무런 보상과 치료가 없었다. 원폭희생자들의 한을 대통령이 풀어주기를 간청한다』고 쓰여 있었다.
이씨는 45년 일본히로시마 친정집에서 피폭된 뒤 해방과 함께 서울로 왔으나 본인은 물론 7명의 자녀가 모두 몸에 종기가 생기고 지진아가 되는 등 원폭후유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