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이모저모] 골프장 혼잡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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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는 박세리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수백명의 골프 팬이 몰려들어 혼잡을 이뤘다. 골프장 입구부터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입장하는 데만 10분 이상이 걸렸고, 1번홀 주변에는 1천여명의 갤러리가 늘어서 걸어다니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더구나 라운드 초반 내리막 홀이 이어지는 바람에 플레이가 지연돼 박세리 조가 2개 홀을 마치는데만 무려 1시간7분이 걸렸다.

○…국내 남자프로 가운데 최장타자로 꼽히는 양용은(31.카스코)과 신용진(39.LG패션)은 박세리와의 동반 라운드가 부담스러운 탓인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올시즌 상금랭킹 1위 신용진은 2번홀에서 두번째 샷한 공이 그린을 넘어가는 아웃 오브 바운드(OB)로 더블보기를 범하는 고전 끝에 이븐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양용은은 무려 7오버파를 치면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양용은은 "박세리 프로와 함께 라운드하면서 '여자선수보다 못 치는 것 아닌가'하는 부담감이 들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용진과 양용은은 일부 갤러리의 나쁜 관전 매너 때문에 하루 종일 곤욕을 치렀다. 십여명의 갤러리가 박세리의 샷만 끝나면 바로 다음 지점이나 홀로 이동하면서 웅성거리는 바람에 이들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샷을 하는 경우가 잦았다.

○…예상 밖으로 박세리가 선전하자 주위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한 KPGA 중견골퍼는 "남자골퍼는 드라이버를 잡지 못하는데 박세리는 드라이버를 잡은 홀이 몇 개나 된다. 또 18번홀(파4) 같은 경우는 드라이버를 똑같이 쳤을 때 박세리는 핀까지 1백야드가 남고, 남자선수들은 50~60야드가 남았다.

미국투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너무 짧은 코스를 지적했다. 그러나 한 갤러리는 "박세리가 워낙 잘 쳤다"면서 "코스가 아무리 쉽다고 해도 양용은이 7오버파를 치며 무너진 것은 한국남자프로골퍼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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