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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술인들 "빈민돕기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세계 일류음악인들이 빈민구호및 기아퇴치기금 마련을 위한 국제콘서트를 때때로 연데 이어 미술인들도 이사업에 나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달전부터 미국오리건주 애시랜드에서 열리고있는 「세계 기아종식을 위한 국제미술제」.
세계각국의 도시를 돌며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미국 뉴욕헌터대 애너 크리스티나 보조교수가 기획, 87년 미국 미니애폴리스를 시작으로 이미 유럽의 수십개 도시에서 성황리에 전시를 마쳤다.
애시랜드에서의 전시는 남오리건주립대학 스나이더미술관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고 있으며 연말쯤 일본 동경에서도 전시를 갖게된다.
이번 전시에 작품을 출품한 화가및 조각가는 로버트 로센버그, 조제프 뷰이, 로이 리히텐슈타인등 세계각국의 예술가 42명.
전시된 작품은 모두 식량및 기아등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작품제목도 순수한 표제부터 정치적 이슈를 담은 것까지 다양하다.
헬무트 미덴도르프의『어린이』, 안토니오 세구이의『모든이를 위한 식량』에서부터 화가인 월터 단의『자본주의는 모든 종교중에서 가장 야만적인 것으로 기아를 초래할뿐 아니라 묵인까지해 인간이 기아로 절규하는 것』이라는 긴 제목까지 있다.
그러나 이같은 행사가 별다른 수익금을 모으지 못해 기아퇴치에 직접적인 효과가 없다는 비판도 있다.
이같은 행사 유지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차라리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 낫지않는가 하는 의견이 많은 것이다.
또 하루평균 3만5천명 가량의 사람들이 먹지 못해 죽어가고 있는데 화가·조각가들은 그저 묵묵히 작품활동만 해도 되는가 하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미국시애틀미술관의 현대미술기획담당 패터슨 심스는『이번 행사에 참여한 작가들은 기아에 대한 세계인의 의식변화와 새 인식확립에 큰 기여를 해왔다』면서 『그들의 표현물들은 조용히 우리의 의식속으로 들어와 우리가 외면할수 없는 사실에 직면케하는 큰기능을 담당한다』고 말한다.
또 이번 행사에 『고전』이라는 작품을 출품한 독일화가 요르그 임멘도르프는 『우리가 할수 있는 것은 그림그리는 일일뿐이고 사회의 제반 이슈에 대한 나머지는 정치인들의 몫』이라며 『예술가들은 도덕적 책임감을 예술로 표현, 일반인들이 책무를 느낄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전시회 결과를 엮은 보고서는 『이같은 행사가 기아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눈덩이처럼 대중의 마음속에 자리잡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아퇴치때까기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 전시행사는 갖가지 행사가 자발적으로 치러지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서독의 클로니 전시에서는 34가지의 문화및 기금마련 행사가, 노르웨이의 스타방게르에서는 기아를 주제로한 어린이 사생대회및 글짓기 대회가 열렸다.
또 미국의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국교생들의 기아를 주제로한 인형극이, 애시랜드에서는 기금마련자선쇼가 공연됐었다.【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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