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종합 쇼핑몰로 '신장개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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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구촌 최대의 서점을 꿈구며 1995년 창업한 아마존 닷컴이 온라인 종합 쇼핑몰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책과 음반 판매로 시작한 아마존의 사업 영역은 현재 각종 의류부터 골프공과 플라스마 TV 판매까지 아우르고 있다. 아마존은 기존 서적 부문에서만 물류창고를 운영하고 배송을 직접 책임지며, 나머지 분야는 주문만 받고 협력업체들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2000년 8월 완구업체인 토이자러스와의 제휴를 맺으면서 시작한 이 같은 취급품목 확대 전략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실행됐다. 아마존은 현재 패션업체인 갭과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트롬, 할인점인 타깃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아마존이 스포츠 의류부문의 경우 50가지 스포츠 분야에서 3천개 이상의 브랜드를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전형적인 기업-소비자 간(B2C) 모델에서 기업-기업 간(B2B) 모델로 변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하이오 주립대 로저 블랙웰 교수(마케팅 전공)는 "B2B 모델로 변신하지 않았다면 아마존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덕분에 인터넷 업체로선 드물게 아마존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아마존은 3분기에 1천5백60만달러(주당 4센트)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22일 발표했다. 아마존이 분기 순이익을 낸 것은 역대 세번째이며, 연말 쇼핑객이 몰리는 4분기가 아닌데도 순이익을 낸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3천5백만달러(주당 9센트)의 적자를 내는 등 과거의 적자폭을 감안하면 기념비적인 순이익이라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평했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2년 전 5달러97센트였던 아마존 주가는 최근 거의 6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닷컴 열풍이 불 때의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마존 주가는 올 들어서만 세배 이상 급증했다. 회사의 손실폭이 줄고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긴 하지만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닷컴주식 거품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블랙웰 교수는 "아마존은 (연 기준으로)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주가수익비율조차 없다"며 "아마존은 미래에 대한 믿음 위에 세워진 회사"라고 평가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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