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대전경 집단난동/부산시경소속/“전속불만” 백여명 술먹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시경 유리창ㆍ버스등 박살/2백명 근무이탈 시내서 농성/한때 경찰과 대치 초긴장
【부산=조광희기자】 2일 오전2시쯤 부산시경 기동2중대(중대장 정태습경감) 소속 전경 1백7명이 타부대배속 조치에 불만을 품고 술에 취해 내무반ㆍ식당 등의 유리창과 각종 기물을 마구 때려부수는 등 1시간동안 격렬한 집단난동을 부렸다.
이 난동으로 부산시 용당동 부산시경 제2별관 3층건물의 유리창 1백20장 등 내부의 모든 기물과 시위 진압용 경찰버스 3대가 부서졌다.
이들중 60명은 또 2일 오전8시 시경으로 몰려가다 서면 사직운동장앞에서 경찰과 대치했으며 타부대원까지 합세,한때 2백명 정도까지 불어났으나 현장에 나온 박양배 부산시경 제1부장으로부터 발령이 났더라도 원치않는 사람은 전출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대기시켰던 7대의 버스에 분승해 부대로 돌아갔다.
기동2중대소속 전경들은 2일자로 기동2중대에서 초소 등 대간첩작전에 관련된 검문검색을 위한 타부대로 전출명령을 받게돼 1일 오후1시 범어사에서 송별연을 겸한 야유회를 갖고 부대로 돌아와 오후6시부터 9시까지 1층식당에서 다시 술을 마신후 9시 점호를 받았다.
점호가 끝나자 전경들은 각 내무반에서 20∼30여명씩 모여 『지금까지 각종 시위진압에 동원해 고생만 시키고 이제는 근무조건이 나쁜 다른 부대로 전출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면서 타부대 전출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각 내무반에 흩어져 있던 전경 1백7명이 모두 합세,별관3층 내무반에서부터 1층식당까지 몰려다니며 시위진압용 곤봉ㆍ헬밋ㆍ의자ㆍ탁자 등으로 유리창ㆍ기물을 모두 때려부쉈다.
이들은 또 연병장으로 나와 시위진압용 경찰버스 3대를 박살내고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부산시경은 『경찰의 방침에 따라 기동대에 배속됐던 전경들을 본연의 임무인 대간첩작전에 관련된 타부대로 전출하고 대신 의경들로 기동중대를 편성하게 된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난동을 벌인것』이라고 밝히고 구본상수경 등 난동 주동자 6명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치안본부는 주동자를 가려내 중징계하고 관계지휘관도 책임을 물어 문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