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의 펜화기행] 완도군 보길면 세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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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가사문학의 대가 고산 윤선도의 발자취를 찾아 땅끝마을에서 보길도로 가는 뱃길에 단풍으로 치장한 섬들이 수줍게 스쳐갑니다.

윤선도는 보길도의 풍치 좋은 곳마다 낙서재.동천석실.곡수당.무민당.세연정을 세우고 자연을 노래하였습니다. 세연정은 부용동 제일의 절경에 만든 8백50평의 연못 중앙에 지은 정자입니다.

연못에는 크고 작은 바위가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 인공연못의 느낌이 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정자 앞 연못가에는 동대와 서대를 두어 풍악을 울리며 기녀들이 춤을 추게 하였고, 물 위에 배를 띄우고 동자에게 '어부사시사'를 노래하도록 하였답니다.

-흰 구름 일어나고 나무 끝이 흔들린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밀물에 서호가고 썰물에 동호가자,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흰 마름 붉은 여뀌꽃 곳마다 아름답다….

김영택 한국펜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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