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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세계와 동북아/미 워싱턴대 학술회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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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ㆍ소의 아태안보 새장치 시급”/일ㆍ중과 「반패권 선언」채택 필요/북한,남ㆍ북ㆍ미 3자회담 재촉구
미 조지 워싱턴대 중소연구소 주최로 지난 17일부터 미워싱턴에서 열린 남ㆍ북한,미ㆍ소ㆍ중ㆍ일ㆍ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7개국 외교ㆍ군축전문가들이 참가한 「격동의 세계와 동북아」 학술회의가 19일 3일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됐다. 이번 학술회의에선 냉전의 종결,소련 및 동유럽의 급격한 변화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집중 토의됐는데 참가자들은 모두 이들 사태가 이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음은 이번 학술회의에서 각테마별로 발표된 논문들의 요약이다.〈편집자주〉
◇미소 관계(알렉산드르 파노프 소련 외무부 태평양­동남아국장)=유럽의 경험을 아­태지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태지역에서 미소 양국은 상호균형 이익에 입각한 안정과 안정보장을 확립하기 위해 새로운 구조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이를 위해 무엇을 먼저 해야할 것인가. 아­태지역에 존재하고 있는 강력한 군사력 차원에서 볼때 우선 미소 약군간 대화를 촉진하고 상호불신을 제거하며 상호간 군사행동의 공개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단계로 이러한 신뢰양성 조치에 관해 논의할 미소 양국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며,여기에 일본과 중국이 참가토록 한다.
미ㆍ소ㆍ중ㆍ일 4개국이 아­태지역에 있어 주요 군사대국이란 사실을 고려할 때 이들 4개국 수뇌가 한자리에 모이는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은 고려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들 4개국 정상은 이 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반패권공동선언을 채택해야 한다.
◇일본의 대외관계(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 전외무장관)=지난해는 동구ㆍ소련에 격동이 있었다.
이 변화가 아시아정세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몽고에서도 공산독재를 포기하는 등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러나 한편 중국ㆍ북한ㆍ베트남에서는 거꾸로 공산당의 지도성을 강조하는등 보수적인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90년을 서방과 중국과의 관계정상화의 해로 삼아야 한다.
중국의 현대화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면 대중국엔차관을 재개해야만 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주변의 중국ㆍ베트남ㆍ태국 3국의 회담도 지지한다.
◇한반도정세(이형철ㆍ북한군축평화연구소 상임연구원)=미국은 「북으로부터의 위협」을 이유로 미군을 남조선에 주둔시키고 있으나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지금이야말로 남북통일과 대한반도정책 전환이 미국의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할 때다.
냉전의 유물이 연이어 제거된다면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일이다.
그러나 조선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해야할 미국이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군사력을 배경으로한 소위 남한의 「북방정책」과 「남북의 UN 동시가입」을 계속 지지하는 한편 우리나라(북한)가 주장하는 연방제와 평화제안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
미국이 우리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①남북통일의 지지 ②한미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의 중지 ③남ㆍ북ㆍ미국의 3자교섭에 응해야 한다.
◇중국정세=(만광ㆍ중국 국무원 국제관계연구센터)=미소간 군축 움직임과는 반대로 강대국 가운데 일본만이 군비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세계 3위의 군비대국인데도 새로운 군비확대 5개년 계획을 내년부터 시작하려 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경제대국 일본의 장래에 대해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미ㆍ중국관계는 지난해 6월 이후 후퇴했지만 중국이 주장해온 내정불간섭 등 평화5원칙이 이 지역에서 이제야말로 필요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또 선진국지배하에 아시아­태평양 경제 블록이 형성되는 것을 이지역의 모든 나라들은 걱정하고 있다. 협력체제로부터 동떨어진 나라가 생기면 이지역 전체 발전의 저해요인이 되기 때문이다.〈북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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