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사용 가정 일산화탄소 오염 "무방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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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내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주방에 대한 일산화탄소 오염도가 24시간평균 23.4PPM으로 환경기준치(8시간당 20PPM)를 크게 초과하고있는 것으로 샘플조사결과 나타났다.
또 침실에서도 일산화탄소농도가 평균11.8PPM이 검출돼 장기환경기준치(월평균8PPM)를 넘어서고 있다. 주방·침실·가정주부에 대한 일산화탄소의 오염도는 도시에 비해 지방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최근 국립환경연구원에서 열린 한국대기보전학회 학술발표회에서 한양대 의대 김윤신교수(계량의학)팀이 연구·조사해 밝힌 「일산화탄소의 가정내 농도와 주부의 개인 피폭정도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조사팀이 지난해 1월10∼25일 서울의 두 곳(구로동·쌍문동) 25가구와 비교군으로 충남 도고의 10가구 등 총35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서울의 경우 주방의 일산화탄소농도는 평균 21.3PPM, 도고는 평균 28.3PPM이 검출돼 서울에 비해 도고지역이 훨씬 높았다.
또 침실에서도 서울이11.1PPM이었는데 반해 도고의 경우 14.2PPM이나 됐다.
일산화탄소는 연탄 등이 연소할때 많이 배출되며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면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공급을 막아 중독을 일으키는 무서운 유해가스.
환경기준치인 월평균 8PPM 이상에서는 건강한사람이라도 신체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또 8시간 평균 20PPM이상이 되면 심각한 중독증세를 나타낼 수가 있어 연간 3회 이상 이 같은 상태를 지속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서울에 비해 지방(도고)의 오염도가 훨씬 큰 데 대해 김교수는 『도고의 대상가정 중 환기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그 결과 가정주부의 일산화탄소 피폭정도도 서울이 17.7PPM이었는데 반해 도고의 경우 21.8PPM이나 됐다는 것.
김교수는 『이번 조사 중 주방과 침실·주부피폭정도의 최고치는 각각 1백15PPM, 94.5P PM, 19·8PPM이나 됐다』며 조사대상지역에서의 연탄가스중독사고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도고의 경우 주부들이 하루 중 91%를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었다. <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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