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방등 3개파 서울 “주먹”3분/김태촌 구속으로 본 폭력조직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지방서 세력 밀리자 상경/일부 정치인등 보호막노릇도/유흥업소 이권개입 자금조달
국내 주먹계의 대부이자 조직폭력의 대명사처럼 알려져있는 서방파 두목 김태촌씨의 구속은 검찰의 조직폭력배 본격소탕작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수있다.
검찰이 그동안 조직폭력배 단속을 계속 강조하면서도 대규모 조직은 검거하지 못해 국민들의 비난을 받아온 것은 숨길수 없는 사실.
김태촌씨의 경우 검찰은 혐의사실을 찾아낸 뒤에도 주변의 압력ㆍ청탁을 우려,극비리에 완벽한 증거를 확보하느라 무려 6개월정도 막후수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의 구속을 계기로 검찰이 척결대상으로 파악하고 있는 국내 3대 폭력조직의 전모를 살펴본다.
◇3대폭력조직=검찰에 파악된 3대패밀리는 구속된 김씨가 보스인 서방파와 OB파(두목 이동재ㆍ미국체류중)ㆍ양은파(두목 조양은ㆍ복역중).
이들 3대폭력조직의 뿌리는 50년대 중반 광주의 고교폭력서클 「케세라」 「행여나」 「오케이」 등으로 보고있다.
당시 이 고교서클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심모씨와 전모씨 등 두사람은 60년대 초 각각 광주시내 대호ㆍ동아 등 2개 다방을 거점으로 조직을 형성,몇년동안 상대방과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였다.
결국 이싸움에서 무릎을 꿇은 동아파 전씨는 광주를 떠났고 부하 박모씨가 서울로 진출,서방파를 만들었다.
이때 승자인 대호파는 OB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결국 신ㆍ구파로 양분됐고 신OB파 부두목 이동재씨는 자파행동대장 등을 시켜 두목 박남현씨를 죽이려고 한 사건 때문에 경찰에 쫓겨 상경했다.
행동대장격이던 김태촌ㆍ조양은씨도 같은 시기에 상경,새로운 조직을 형성하면서 광주 폭력조직의 이ㆍ김ㆍ조 3인의 서울시대가 열렸으며 오늘날까지 폭력세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70년대 초반까지 서울을 지배하던 신상사파는 75년 두목 신모씨가 호남연합파의 기습을 당해 내리막길을 걷게된다.
당시 호남연합파에는 조양은ㆍ김태촌씨를 비롯,광주 OB파의 오모씨,별명이 번개인 박모씨,전주출신의 이모씨가 가세했다.
이 가운데 천하통일을 꿈꾸던 김태촌씨는 76년3월 광주OB파와 혈투에서 이겨 꿈을 이루는듯 했으나 77년 구속됨으로써 좌절됐다.
이때 어부지리로 조양은씨가 명동ㆍ무교동에서 세력을 키워 독자계보인 양은파를 만들었으나 조씨도 서방파와의 싸움 등으로 81년 살인미수혐의로 구속돼 현재 순천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양은파는 두목 조씨가 구속된뒤 OB파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해하고 조직원들을 폭행한다며 89년9월 서울 성동구의 한식당에서 식사중이던 OB파두목 이동재씨(39)를 칼과 도끼 등으로 난자,전치 4개월의 상처를 입혔다.
당시 이사건은 수사기관에 전혀 노출되지 않아 사건화되지 못했고 이씨는 치료를 마친뒤 미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폭력조직의 배후세력=폭력조직과 정계ㆍ종교계인사들은 서로의 필요에 따라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특히 야당 정치인들의 경우 자신들의 지역구관리,전당대회 등에 폭력조직을 이용한 대가로 두목 등이 수사기간에 검거되면 수사기관에 압력ㆍ청탁을 해 석방시켜 준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태촌씨가 76년 신민당전당대회에 투입돼 각목을 휘두른 것은 전남폭력조직의 대부로 통하는 박모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씨는 전야당 중진 S의원의 사위로 야당 거물정치인들과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은 검사까지 옷을 벗게한 막강한 로비력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83년 전남 여수의 양식장이권 다툼에 개입한 이동재씨의 부하가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연행되자 주임검사인 김모검사에게 선처를 부탁했으나 검사가 이를 거절하자 자신과 친분을 유지하던 정보기관 등에 김씨를 중상모략,끝에 김검사가 사표를 내게 했다는 것.
또 야당의 KㆍY의원 등은 목포의 주먹잡이 강모씨와 이동재씨 등의 후견인으로 강씨 등에게 문제가 생기면 검찰과 경찰의 지휘부에 압력을 넣고 Y의원은 이동재씨가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일때 구치소로 면회를 가 구치소 간부들에게 이씨를 특별대우하라고 호통까지 치기도 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Y의원은 강씨를 사업가로 속여 장관들에게까지 인사를 시키고 지역구당사에는 강씨의 휘하 주먹들의 도움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폭력조직의 자금=검찰은 조직폭력은 주로 나이트클럽ㆍ요정ㆍ빠찐꼬ㆍ오락실 등의 운영권을 나눠 갖고 수입액의 일정비율을 소득으로 하는 대신 업소를 주먹으로 지켜주며 공생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밖에도 정치권의 폭력에 가담할 경우 지역의 자금외에도 신분보장까지 받고 있다는 것.
구속된 서방파의 경우 말썽이 된 인천 뉴송도호텔 칼부림사건도 나이트클럽 운영권 다툼이었다. 또 광주신양파크호텔 빠찐꼬 30대(시가 7억5천만원)를 강제로 빼앗고 제주KAL호텔의 빠찐꼬 영업권도 50%나 강제로 차지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폭력조직이 점차 기업화되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점을 중시,자금 유입을 막기위해 유흥가 주변에 대한 단속을 집중하고 있다.<이상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