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조사 사령관 임채주 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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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요즘 임채주 국세청 조사국강(53)은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평소에도 주요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와 세무사찰을 진두지휘하는 야전사령관으로 동분서주해왔다.
이번에는 대기업 부동산투기조사라는 달갑지 않은 짐을 또다시 지게돼 공휴일을 반납하기 일수다.
『25년 간의 공직 생활 중 이렇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는 처음』이라고 실토하는 임 국장은 끊이지 않는 조사 하명과 직원들의 조사결과 보고를 받느라 차 한잔 마실 여유조차 갖기 힘들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49개 재벌그룹의 비업무용 토지 및 제3자 명의의 위장부동산을 가려내는 작업을 책임져야 되는 만큼 예삿일이 아니다.
27개팀 2백44명으로 조직된 「계열기업군 부동산 투기조사 실시조사팀」을 총지휘하고 있는 임 국장은 무려 7백11개 기업을 대상으로 무리 없이 문제를 풀어가느라 애를 태운다.
그는 조사국장이라는 자리가 「어렵고 고독한 자리」라고 고백하면서, 직책 때문에 친한 친구들조차 못 만날 때가 있다고 말한다.
조사업무는 소리나지 않고 조용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임 국장은 이번 대기업 부동산투기조사도 내밀하게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
5공 초기 조사과장 시절에 이-장사건과 관련된 세무조사를 무리 없이 마무리지어 실력을 인정받았다.
65년 서울대상대 졸업 후 행정고시 사무관(2회)으로 공직생활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그동안 서울청 조사국장·본청 직세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경북 영일이 고향인 임 국장은 부인 김재향 여사(45)와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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