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상 탄 김승동군 어려운 가정환경 딛고 14세에 대입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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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체육부가 올해 제정한 장한 청소년상 가운데 종합대상의 영예를 누린 김승훈군 (15· 서울시립대1년) 중학교진학도 상상조차 하지 못할 어려운 가경환경 속에서 낮에는 공장종업원으로, 밤에는 검정고시생으로 주경야독해온 15세 소년의 끈질긴 집녑의 승리는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충격에 가까운 화제였다.
지난해 12월 김군은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중학2학년 또래의 14세란 어린 나이에 대학입시 관문을 뚫은 것이다. 그것도 2백80점이란 우수한 접수로.
당시 김군의 대학입학이 충격을 던진 것은 어린 나이와 좋은 점수가 아니라 불우했던 가정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굳센 의지 때문이었다.
김군의 평범한 가정에 불행의 먹구름이 몰려온 것은 중소기업은행원이던 부친 김일중씨 (39) 가 은행을 그만두고 사업하다 실패한 84년부터였다.
당시 김군은 서울도봉구미아동 송중국교 4학년이었고 어머니가 생활고로 가출하자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까지 홧병으로 몸져 누웠다.
하루가 다르게 기우는 가세 속에서 김군은 어렵사리 국민학교를 졸업했고, 진학대신 아버지의 약값을 벌기 위해 면목동의 한 스웨터공장에 취직했다.
향학의 꿈을 버리지 못한 김군은 87년 가을 검정고시학원에 등록, 낮에는 돈을 벌고 밤에는 공부하며 억척스럽게 삶의 의지를 불태웠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88년8월 고입검정고시에 최연소합격하자 학원측의 배려로 수업료를 면제받은 김군은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 대입검정고시에 매달렸다. 그러다가 지난해 4월 고졸자격검정고시에 응시, 평균96접을 얻어 차석이란 놀라운 성적으로 또다시 최연소합격의 영광을 차지했다.
그 후 도시락3개를 싸들고 매일 학원에 나가 오전5시부터 오후11시까지 공부에만 몰두 끝에 서울시립대 제어계측학과에 지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불우한 역경을 딛고 일어선 14세 소년의 감격적인 인간승리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귀감이 되고 있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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