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트랜스 지방' 뉴욕서 퇴출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뉴욕시가 트랜스 지방이 든 음식물을 뉴욕시 음식점에서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27일 AP 통신과 뉴욕 타임스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랜스 지방이란 쇼트닝, 마가린, 일부 튀김용 기름 등에 함유된 성분으로 심장병.고혈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시 보건 당국은 26일 공개한 트랜스 지방 금지 안을 10월 말 공청회를 거쳐 12월 확정할 예정이다. 이 금지 안이 발효되면 2007년 8월까지 뉴욕시에서 영업 중인 2만4600여 음식점은 모두 트랜스 지방이 함유된 기름을 다른 기름으로 대체해야 하고 음식에서 트랜스 지방을 없애야 한다. 이는 뉴욕시에 있는 맥도널드,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던킨 도넛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에도 적용된다.

의학계는 트랜스 지방이 소량만 섭취해도 인체에 유해하며, 매년 수천 명이 이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며 뉴욕시의 금지 안을 환영했다. 하지만 음식점들은 재료 값이 올라가는 데다 조리법과 음식 재료를 바꾸는 데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시 보건 당국은 강경한 입장이다. 지난 1년간 자발적으로 트랜스 지방을 쓰지 말자고 캠페인을 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자는 "아무도 트랜스 지방이 사라졌다고 아쉬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같은 맛을 내면서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 대체 기름이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대도시 중에는 뉴욕시와 함께 시카고도 트랜스 지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1월부터 식품 성분 표시에 트랜스 지방 함유량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의 일부 식품 업체는 이미 트랜스 지방을 쓰지 않고 있다. 햄버거 업체인 웬디스는 8월 트랜스 지방이 들어 있지 않은 튀김 기름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스낵업체 프리토-레이도 '도리토스'와 '치토스'에서 트랜스 지방을 뺐다. 크라프트도 초콜릿 과자 '오레오'에 트랜스 지방을 쓰지 않는다. 맥도널드는 덴마크 정부가 트랜스 지방을 금지하자 덴마크 내에서는 이를 함유하지 않은 튀김 기름을 사용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 트랜스 지방=정확한 명칭은 인공 트랜스 지방산(Artificial Trans Fatty Acids). 액체인 식물성 기름을 고체나 반고체 상태로 가공할 때 산패(酸敗)를 막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면서 생긴다. 이 지방산은 인체에서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늘려 심장병.동맥경화증.고혈압 등을 유발한다. 간암.위암.대장암.유방암.당뇨병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마가린.쇼트닝.마요네즈나 트랜스 지방이 포함된 재료를 쓴 파이.감자튀김.피자.도넛.케이크.과자.팝콘.수프 등에 들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