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대 활짝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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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고급문화의 수요층을 넓히는데 큰 몫을 해온 레코드음악감상회가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영상도 즐길 수 있는 영상음악감상회로 점차 바뀌고 있다. 오디오문화공간이나 인켈오디오욀드 등 항상 영상음악을 즐길 수 있는 상실감상실 외에도 각 음반 및 오디오 회사들이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무료음악감상 프로그램들이 앞을 다투어 영상을 도입하고 있다.
명작 오페라나 발레 외에도 세계적 교향악단이나 명연주자들의 연주실황을 바로 눈앞에서 보듯이 생생하게 즐길 수 있어 영상음악 프로그램들은 음악애호가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가정의 VTR보급률이 30%에 가까워진데다 최근에는 컴팩트디스크(CD), 컴팩트디스크비더오(CDV), 레이저디스크(LD)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멀티디스크플레이어까지 국산화되어 시판되기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인 「안방극장」시대가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경론가 이영동씨는 『기존의 오디오와 TV에다 비디오테이프나 CDV·LD 등을 재생시킬 수 있는 기구만 연결시키면 음향과 영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AV(Audio and Video)시스팀을 갖출 수 있는데 모든 것을 새로 구입해야하는 줄로 오해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면서 AV시스팀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영상음악 감상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현재 오디오문화공간((588)9697)에서는 매주 화요일오후 7 시, 오디오월드((764)7471)는 매일 오후2시와 7시에 LD를 이용한 영상음악감상회를 열고있다.
(주)예음((736)3200)은 매주 일요일 오전11시부터 오후7시까지, 문예진흥원 자료관((762)25231)은 매주 토요일 오후1시, 국립국악원((585)3151)은 매월 첫째주 토요일 오후2시에 각각 영상이 따르는 고전음악 및 국악감상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미 1백50회를 넘어선 (주)성음의 레코드음악감상회가 지난 78년 시작된 이래 8()년대에 접어들면서 서울음반·아남전기 등 음반이나 오디오 회사들이 잇따라 매달 열이 있는 정기음악감상회들도 차츰 부분적으로 영상음악을 곁들이고 있으며 최근 시작된 삼성전자의 르네상스영상음악감상회는 완전한 AV시스팀을 도입한 영상음악감상화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음악감상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음악에 대한 해설 외에 오디오강좌와 성악가 및 기악연주자들이 직접 연주하는 순서를 두는 것이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씨는『지금까지는 AV시스팀을 저질 폭력물이나 포르노물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영상음악감상 인구가 확산된다면AV시스팀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일반 음악회의 청중을 늘리는데도 큰 몫을 하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요즘 예술의 전당·세종문화회관·국립극장 등에서 열리는 정기 레코드음악감상회의 청중이 평균5백명을 웃돌아 웬만한 일반음악회보다 성황을 이루는 실정이어서 이 같은 프로그램에 거는 음악인들의 가대는 매우 크다.
다만 문학예술의 측면에서 널리 장려할만한 비디오테이프나 CDV·LD 등이 아직 흔치않고, 특히 CDV와 LD는 외국산수입품만을 일부전문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소프트웨어의 국내제작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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