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까지 나선 '초코파이 살리기' 성적은 '글쎄…'

중앙일보

입력

담철곤 회장이 직접 광고 모델로 나서 화제가 됐던 오리온(219,000원 0 0.0%)의 대표상품 '초코파이'의 최근 실적이 초라하다.

25일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오리온은 초코파이에서 월평균 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기간 매출 실적은 연간 월평균 70억여원 매출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담철곤 회장이 '초코파이 살리기' 구원투수로 나선 효과가 거의 없었다.

오리온은 여름은 전통적인 비수기여서 여느해와 다를 바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초코파이의 인기는 이미 한풀 꺾였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등 해외로 눈을 돌려 주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긴 했으나 초코파이 이후 오리온의 성장을 이끌만한 상품이 없는 실정이다.

초코파이는 지난해 약 8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해 전체 매출 5375억원의 15% 가량을 차지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초코파이 살리기에 담철곤 회장까지 나선 상황이다.

오리온은 지난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131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288억원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이익의 질을 말해주는 영업이익은 9.3%가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9.5%에서 8.5%로 1%포인트 낮아졌다.

그럼에도 2분기 28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자회사들에 대한 지분법 평가이익(249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6700만원)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온미디어, 미디어플렉스, 스포츠토토 등 우량 자회사들이 성장을 거듭하자 영업이익 감소에 허덕이는 모회사가 덕을 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오리온측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한 신사업진출이 성과를 거둬 그룹의 성장 기반이 탄탄해졌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업계는 우량 자회사 위에 허약한 모기업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자회사들의 실적이 나빠진다면 모기업인 오리온의 실적이 덩달아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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