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상호 방문·세미나등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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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통일」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여성들도 함께 풀어나갈수 있도록 부족하지만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한국부인회의 남북한여성단체 교류추진위원회발족식(25일·앰배서더 호텔)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남인숙박사(41·효성여대교수·여성학)는 『90년대엔 우리도 남북관계에서 「발전적인 성과」를 이룩할수 있지 않겠느냐』며 기대를 걸었다.
미국애리조나주립대교수로 재직중이던 88년 「북한여성의 지위」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이듬해 3월 8일간 북한을 다녀온 그는 YWCA·YMCA등 사회단체를 통해 북한여성의 실상을 알리는데 앞장서왔다.
그간 북한에 대해 무관심했던 남한 여성들에게는 북한여성과 통일에 관심을 갖게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북한당국으로부터는 「알리지 않아도 좋을 것까지 다 얘기한다」고 해 원망을 사고 있어 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북한 재방문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며 웃는다.
추진위가 구상하고 있는 사업은 여성단체간의 상호방문은 물론 ▲여성단체 학술세미나 ▲공동바자 ▲합동운동회등 다양하다. 이산가족의 생사확인이나 서신왕래등의 일들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사실 북한여성들은 30∼40년전의 우리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요. 일부층은 북한에서 완벽한 남녀평등이 이뤄진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오히려 우리보다 훨씬 남존여비 사상이 강합니다. 우리 여성들이 현재 사회적 불평등을 겪고 있지만 여성 스스로의 힘으로 이를 조금씩이나마 개선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북한의 「평등」보다 훨씬 구조적으로 튼튼합니다.』
현재 북한여성단체교류추진위는 한국부인회측과 일부 학계인사가 참여,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남위원장은 『규약상 30명의 위원을 둘 수 있으므로 다른 여성단체대표에게도 문호를 개방, 실질적인 범여성교류의 핵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위원장은 부군 조영환박사(58·미국애리조나주립대교수·정치학)와의 사이에 1녀가 있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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