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성애 영화 오스카에 보냈다" 해외언론 들썩

중앙일보

입력


"한국이 게이 영화를 오스카에 보냈다."

'왕의 남자'가 '괴물' '시간'을 제치고 제 79회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대표로 출품된 가운데 해외 언론들은 "한국이 게이 영화를 오스카에 보냈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왕의 남자'가 역대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운 봉준호 감독의 '괴물', 해외에서도 이름 높은 김기덕 감독의 '시간'을 제치고 선발된 것이 가장 큰 화제였지만, 해외에서는 관련 소식을 전하며 '게이영화'가 뽑혔다는 점에 가장 중심을 뒀다. 보수적인 나라 한국이 게이를 테마로 한 영화를 자국을 대표하는 영화로 뽑았다는 데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AP통신은 "한국이 게이를 테마로 삼아 예상치 못한 흥행 성적을 거둔 '왕의 남자'를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에 출품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가디언 역시 "한국이 게이 테마 영화로 오스카의 희망을 품다"는 제목을 달고 '왕의 남자'에 대해 여자같은 남자 광대와 16세기의 전제군주, 동료 광대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홍콩의 스탠더드, 캐나다의 570뉴스 등도 '게이 영화'를 모두 제목으로 뽑았다.

'애드버킷' '게이 와이어드' '핑크뉴스' '게이닷컴' 등 해외 게이 언론 역시 '왕의 남자'가 한국 대표로 오스카 외국어영화상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는 데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해외 언론들이 '게이' 테마에 주목하는 것은 지난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브로크백 마운틴'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게이 카우보이들의 사랑을 그린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지난해 아카데미 3관왕을 차지하며 오스카의 승자가 됐다.

지난 21일 '왕의 남자'가 한국대표로 선정됐음을 밝히며 심사위원들은 "'왕의 남자'가 선정된 것은 철저하게 아카데미의 성향을 의식한 결과"로 "후보작에 오를 가능성에 중심을 두고 작품의 내적 호소력이나 소재의 소통 가능성, 해외 배급 능력 등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한국 영화가 포함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왕의 남자'가 이를 깨고 첫 본선 후보에 오를 수 있을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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