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 한 달 내 해결 안 되면 공군 전력 한반도서 뺄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게리 트렉슬러 주한 미 7공군사령관(중장.사진)이 21일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 강연에서 "공대지 사격장 문제가 30일 안에 해결되지 않으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항공 전력을 한반도 밖으로 (전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렉슬러 사령관이 밝힌 공대지 사격장 문제는 전북 군산시 직도사격장에 자동채점장치(WISS)를 설치하는 것이다. 27~28일 제10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회의와 다음달 열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나온 그의 발언은 한국 정부가 사격장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는 압박으로 보인다.

정부는 직도사격장에 WISS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달 군산시에 산지 전용 허가를 재신청했고, 15일에는 군산 지역 개발에 340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군산시는 최근 산지 전용 허가 심사 기간을 30일 연장키로 결정했는데, 허가에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19일 열린 '현안 설명회'에서 "군산시의 재정 자립도는 26%에 불과해 중앙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3000여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엄청난 액수"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군산시가 주민들에게 보다 충분한 설명을 하기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다음주 중 허가가 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군산시가 WISS 설치를 불허할 경우 주한 미 공군의 A-10 공격기와 F-16 전투기 등 주력 전투기가 훈련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직도는 군산 앞바다 59㎞ 지점에 있는 무인도로, 1971년 사격장이 처음 생긴 이후 한국 공군과 주한 미 공군이 공동으로 이용해 왔다. 현재는 한.미 양측이 8 대 2의 비율로 폭격 훈련을 하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