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장수의샘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회사원 김모씨(33)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유(2백㎖)와 당근주스 한컵을 마신다.
식사할때는 꼭 오이·시금치등 녹황색 채소를 곁들이고 짜고 탄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은 피한다.
코피는 하루 한잔만 마시고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친구들과 어울려도 생맥주 두잔(1천cc)이상은 사양한다.
김씨는 또 정해진 시간에 여러가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습관이 몸에 배있다.
이같은 식생활습관을 가진 김씨는 다른 사람에 비해 암을 3분의1이상 예방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국립암연구소는 전체 암발생원인의 35%정도가 순전히 그릇된 식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므로 식사형태를 바꾸면 이를 예방할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올바른 암예방식으로 위암·대장암의 사망자는 90%감소되고 자궁내막·담낭·췌장·유방암은 50%, 폐·후두·방광·자궁경부·구강·인두·식도암은 20%, 피부암은 10%가 각각 감소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고려대의대 구로병원 김병구영양과장은 『식품중에는 세포의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물질이 존재하는 반면 발암성을 억제하는 물질이 포함돼 있어 서로 길항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음식에 있는 발암물질이 인체조칙을 자극해 암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이 발암물질을 분해시켜 억제하는 물질 또한 식품에 있다는 것.
김과장은 특히 암유발이나 반대로 억제와 관계깊은 영양소등 물질로는 ▲지방 ▲비타민 ▲식물섬유 ▲식염등을 꼽는다.
고지방은 각종 암을 일으키는데 특히 유방암·대장암과 가장 밀접하다.
지방섭취량이 많은 미국·영국등은 섭취량이 적은 한국·일본에 비해 유방암사망률이 두배가량 높다.
또 지방은 대장암 발생에 관여한다.
지방이 대강을 자극해 발암물질을 생성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전체 암사망자중 대장암 환자는 미국이 15%인 반면 우리나라는 5%에 불과하다.
지방과 달리 비타민 A·C는 암예방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에서 당근·셀러리등 녹황색채소에 들어있는 비타민A는 방광암·유방암·피부암을 억제하며 비타민C 또한 니트로소아민등 각종 발암물질의 형성을 억제해 위암·식도암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아직 이설이 있기는 하지만 곡류·과일·야채등 식물섬유질음식이 대장암 발생을 억제시키는 것은 사실인 것같다.
즉 섬유질 음식은 대장내에서 통과시간이 짧고 장내 불필요한 물질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소금이 암유발에 관여한다는 보고가 있다. 염분은 위벽등에 달라붙어 발암물질을 만들수 있다.
이상에서 소개한 물질과 함께 각종 생활습관등을 고려해 대한영양사협회가 제시한 암예방을 위한 바람직한 식습관 9가지는 다음과 같다.
▲고염분식품을 피할 것 ▲지방과 고열량 식품을 과잉섭취하지 말것 ▲녹황색채소와 감귤류등 카로틴과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충분히 섭취할 것 ▲정제되지 않는 곡류·해조류·채소등 섬유소가 많은 식품을 섭취할 것 ▲과음하지 말것 ▲너무 뜨거운 음식을 피할것 ▲고기나 생선류는 탄것을 피할것 ▲편식이나 똑같은 것을 반복해서 식탁에 놓는 것을 피하고 여러가지 식품을 균형있게 섭취할 것 ▲규칙적으로 식사하되 갈 씹어 먹을것.
한편 서울대 의대 채범석 교수(생화학)는 『나라마다의 식습관에 따라 암발생 유형이 크게 달라질수 있다』고 밝히고 『미국에 이민간 일본인을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처음에는 동양형인 위암발생률이 높았지만 세대가 거듭될수록 식습관이 변해 서구형인 대장·유방암의 발생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나라에 살아도 술을 안마시며 채식을 많이 하고 뜨거운 음료를 안마시는 미국 모르몬교도들은 암사망률이 미국평균치의 50∼70%선에 머물고 있어 식습관이 암발생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수 있다』고 채교수는 밝혔다.
주요 암과 식생활의 관련요인을 살려보면 다음과 같다.
◇위암=고염분식품·절인생선·많은 쌀밥·뜨거운 음식등은 발생률을 높인다. 우유등 유제품·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등은 발암을 억제한다.
◇대장암=고지방식품·저섬유질 식품·맥주등은 발생률을 높인다. 곡류·두류·야채류등 식물섬유질 식품과 우유·어류등 양질의 단백질식품은 억제효과가 있다.
◇간암=곡류속의 아플라톡신등 곰팡이는 높이고 양질의 단백질식품·비타민등은 낮춘다.
◇폐암=흡연으로 높아지고 비타민A가 풍부한 녹황색채소는 낮춘다.
◇식도암=뜨거운 음식·술·무기질이 적은 음식은 발생률을 높이고 채소·과일 무기질 음식은 낮춘다.
◇유방암=고지방·고열량식품이 발암에 관여한다. <이규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