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괴물 누르고 아카데미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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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에 열리는 제79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 선정을 위한 한국 출품작으로 '왕의 남자'가 선정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1일 "총 3편이 참가한 출품작 심사에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김기덕 감독의 '시간'을 누르고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한국 후보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영진위는 "올 출품작 3편은 모두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비교 평가가 불가능한 작품이었으나 심사위원들은 철저하게 아카데미 성향에 부합해 시상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선정하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작품의 미학적인 질이나 상업적 잠재력보다는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가능성에 중심을 두고 기타 요소들, 곧 작품의 내적 호소력이나 소재의 소통가능성, 감독의 브랜드, 해외 배급 능력 등을 상세하게 검토했다"는 것.

신철 신씨네 대표 등 7명으로 구성된 외부 심사위원단은 "'시간'은 김감독의 개인적인 예술세계가 대중적인 아카데미의 성격과 맞을 수 있는지 우려되며, '괴물' 역시 미국관객들에게는 B급 무비로 소구될 수 있는 개성을 지닌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며 "역사적 소재의 디테일을 미국 관객들이 과연 따라올 수 있을까 걱정이 있지만 '왕의 남자'가 문화번역성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10월1일까지 아카데미측에 '왕의 남자'를 한국측 출품작으로 제출하며, 이어 아카데미 심사위원단이 아시아.유럽 등의 출품작 중 외국어영화상 최종 후보에 올릴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양성희 기자 (shy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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