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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짜리 요리…日정월음식 '오세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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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에 1천만원짜리 초고가 요리가 등장했다. 대형백화점 미쓰코시(三越)는 지난 20일 1백만엔짜리 오세치(おせち.정월 요리) 세 개를 한정판매 형식으로 선보였다.

오세치는 새해 연휴 직전 멸치.청어알.연근.새우.검은콩 등을 졸여 찬합에 담아 두었다가 신정 연휴 동안 가족.친지들과 나눠 먹는 음식이다. 여기에 다양한 메뉴가 추가될 수 있다.

한국의 떡국에 해당하는 오조니(팥국물에 구운 떡을 넣은 것)에 곁들여 먹는 것이다. 1년 내내 가사에 시달리는 주부들을 신정연휴 때만이라도 쉬게 해준다는 지혜가 담겨 있는 음식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오세치 요리를 만들었지만 손이 많이 가 몇년 전부터는 대부분 수퍼나 백화점.도시락 가게 등에서 구입하고 있다.

각각의 재료에도 의미가 있다. 청어알은 자손 번창을 뜻하며, 금색으로 물들인 밤은 돈, 즉 재산을 의미한다. 또 구멍이 숭숭 난 연근엔 '구멍을 통해 앞날을 보는 지혜의 눈을 갖는다'는 뜻이 있다. 멸치는 풍작을, 새우의 긴 수염은 장수를 의미한다.

미쓰코시의 오세치 요리는 말 그대로 전국의 좋은 것들을 다 모았다. 우선 금박을 입힌 찬합만 80만엔(약 8백만원)이다.

음식은 가나자와(金澤)시에 있는 1백14년 역사의 전통음식점 긴조로(金城樓)의 손맛을 담았다. 일본 국내산 최고급 송이와 전복.복어 등 모두 34종의 메뉴가 담겼다.

미쓰코시 측은 "비싸도 상관않고 산다는 사람이 많아 지난해 최고 19만6천엔(약 1백96만원)하던 최상급 상품의 단가를 파격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일본 서민들이 먹는 오세치 요리값은 대체로 2만~3만엔(약 20만~30만원) 수준이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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