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현대차 엄청난 경쟁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현대차는 멋지게 발전하는 회사입니다. 세계적인 (전략) 전개가 빨라요. 굉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64.사진) 도요타 사장은 20일 일본 도쿄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좋은 차를 싸게 만드는 부문에서는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며 현대차를 치켜세웠다.

현대차와의 제휴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지금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환경이나 안전기술, 하이브리드 차량 등 테마에 따라선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요타가 지금 추세라면 조만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도약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중국에서 겨우 베스트 10에 들어간 상황이며, 유럽에서는 아직 점유율이 5% 미만"이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양보다는 질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말로 자신감을 표현했다.

와타나베 사장은 "도요타는 아직 건강에 좋은 자동차, 연비가 극도로 향상된 자동차 등 '꿈의 자동차'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도요타에는 언젠가 이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력 면에서 경쟁사와는 차원이 다름을 완곡하게 내비친 것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약진하고 있는 데 만족한다고 했다. 20일 한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렉서스 RX400h'에도 큰 기대를 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렉서스는 모두 5800대가 팔려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입사 41년 만에 1년3개월 전 사장에 취임한 그는 이승엽 선수에 비유해 한국 샐러리맨들에게 조언도 했다.

"꿈과 비전을 확실히 갖고 그 목표와 현실의 거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를 늘 생각해야 한다.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승엽을 보라.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근육을 키우고 스윙 속도를 높여 성공하지 않았느냐."

기업에 대해선 "기업은 곧 사람이며 잘 뽑는 문화보다 잘 키우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쿄=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