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당대회 앞둔 부총재 경선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평민 「제2인자」자리싸고 치열한 각축/노승환ㆍ정대철의원 등 15명안팎 나서/「자격없는 인사」뽑힐까 봐 김총재 고심/대의원ㆍ지구당에 벼루세트ㆍ시계등 금품공세에 향응제공도
오는 29,30일 열리는 전당대회의 부총재 경선을 앞두고 평민당의 집안사정이 어수선하다.
평민당은 그동안 김대중총재가 발휘한 강력한 지도력의 부작용으로 「사당」이란 비판이 당내외로부터 급격히 부상하자 부총재 경선이란 카드를 차선책으로 내놓았다.
자유경쟁을 통해 당내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고 중간 보스를 육성,평민당이 김대중 개인의 권위에 의존하는 정당이 아님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명분낚기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평민당 의원들은 「제2인자」의 지위에 근접하기 위해 이번 경선에 대한 관심이 크다.
현재 평민당내에서 부총재를 노리고 득표활동에 들어갔거나 물망에 오른 중진인사들은 줄잡아 15명선.
서울의 노승환ㆍ정대철,전남의 박종태ㆍ허경만ㆍ유준상,전북의 홍영기ㆍ손주항ㆍ김득수,전국구의 최영근의원 등이고 재야입당인사들의 모임인 평민연의 박영숙의원등도 도전할 채비. 원외에서는 박영록ㆍ이용희ㆍ김승목전의원 등이 경쟁의사를 밝혔다.
조세형정책위의장과 김영배원내총무 등은 지난해부터 뜻을 두었으나 지난 1월의 당직개편에서 당3역에 기용됐고 조윤형의원은 차기 국회부의장에 내정되는 바람에 총재에게 포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후보들중 상당수는 전당대회가 연기되기 전인 지난해 여름부터 활발한 득표활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벼루세트ㆍ시계ㆍ넥타이ㆍ대형수건ㆍ사기그릇세트ㆍ난로ㆍ선풍기ㆍ내복을 비롯,전기면도기ㆍ헤어드라이어등을 대의원과 지구당에 보내는등 금품공세를 벌여왔고 이중 일부 의원들은 지방출장으로 향응도 제공하며 한표를 부탁하고 있다는 후문.
정대철ㆍ노승환ㆍ손주항ㆍ김득수의원과 원외의 박영록전의원등이 가장 내놓고 운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일부 후보는 거론인사들 중 누구누구는 총재의 낙점을 기다리거나 막판 금전공세로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는등의 흑색선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김총재는 이번 부총재 경선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가능한 후보출마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대로 방관할 경우 전당대회 이후 당운영에 차질을 빚을지도 모르는 「자격없는 인사」의 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영입인사의 몫과 당내 재야 입당파에 대한 배려등이 얽혀 내심으로는 교통정리에 고심중이다.
김총재는 부총재후보 1인당 5백만∼7백만원의 후보등록비를 부과,1차로 제한한 뒤 투표방식으로 다시 거르겠다는 속셈이다.
김총재는 12일의 지구당위원장회의에서 『당을 위해 누가 당선돼야 할지 잘알고 있을 것』『여성유권자를 생각해야 한다』『투표방법에 따라 자격없는 사람이 당선될 수도 있어 좋은 투표방법을 생각중』이라는 식으로 자신의 의중을 내비추기도 했다.
이번 부총재 경선은 또 평민당이 벌이는 야권복원 노력과도 깊게 얽혀 있다.
당내에 지분이 없는 영입인사들에게 경선을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당에서 교섭을 벌이는 인사중 최소한 유치송 전민한ㆍ이만섭전국민당총재와 재야인사 1명의 영입은 가능성이 높아 자유경쟁의 몫은 3∼4석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이재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