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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공포증 알면 덜 무섭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SBS 스페셜-환경 호르몬의 습격'이 방송(10, 17일)된 이후 플라스틱 용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20일 보도했다.

플라스틱류에서 유출되는 환경 호르몬이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는 방송 내용 때문에 주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 "아이 젖병을 못 물리겠다", "플라스틱 용기를 다 유리로 바꿨다", "구토가 날 정도로 방송이 충격적이더라"는 반응이다.

플라스틱류인 폴리카보네이트 소재가 열을 받으면 '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이 배출된다. 문제는 폴리카보네이트가 아기 젖병, 물통, 선글라스, 헤어드라이어기, 선풍기 부품 등 아주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는 것. '비스페놀A'는 또한 캔 내부 코팅제, 병마개, 수도관 내장코팅제로도 쓰이고 있다.

플라스틱에 대한 거부감은 시장에서 표출됐다. 플라스틱 제품의 매출이 떨어지고, 유리 용기의 매출이 부쩍 늘어난 것. 신세계 E마트에선 유리 밀폐 용기의 경우 주당 5000만~6000만원이던 매출이 1회 방송 이후 일주일 동안 1억5000만원어치나 판매돼 146% 증가됐다. 젖병을 포함한 유리 물병도 갑자기 매출이 늘어 전 주(9월4일~10일) 대비 70%가 신장한 1억7000만원어치나 팔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반면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평상시 2억2000~3000만원에서 방송이후 2억원선 이하로 떨어졌다. 뉴코아 킴스클럽도 유리 용기의 매출은 크게 50%나 늘었지만, 플라스틱 용기 판매는 30% 정도 줄었다. 우리홈쇼핑에선 최근 유리 용기 제품을 1시간 만에 1억8000만원어치(평소 대비 40% 증가)나 팔았다.

이런 대응이 '과민반응'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능성'만 추정할 뿐이지 반드시 그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바이닐환경협의회는 "미국화학연합회(American Chemistry Council)의 프탈레이트 에스테르 자문단 연구 결과, 질병 등과의 상관관계를 바로 입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신문은 부산대 약대 김형식 교수를 인용,"환경호르몬보다, 더 강력한 농약과 각종 화학물질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터라 복합적인 작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자궁내막염이나 유방암을 앓았던 사람, 특별히 민감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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