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선거 타락·과열 어른들이 잘못한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박지영 <부산시사하구괴정3동 협진아파트7동307호>
중앙일보 3월 31일자(일부지방4월1일자) 『교육, 이대로 둘것인가』의 「반장도 돈없으면 안된다」 제하의 기사를 읽고 씁쓰레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아직도 배움의 단계에 있고 정확한 판단력과 분별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기성세대 못지 않은 과열·타락선거의 징후가 있음은 그들만의 책임이 아니라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와 자기자식의 당선만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학부모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
예로부터 감투를 좋아하는 것이 우리 국민성이라지만 이젠 선거풍토도 시대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해방이후 수차례에 걸쳐 각종 선거를 치러왔지만 한번도 깨끗하고 떳떳한 선거를 본적이 없는 것같다. 금품수수, 음식물 제공, 각종 선물배부, 폭력배 동원등 불법·타락으로 점철되어 왔다. 그런데 미성숙하고 판단력이 부족한 국민학교 회장·반장 선거에까지 물량선심공세가 뒤따른다면 얼마나 비교육적이고 자율화에 역행하는 처사인가.
그렇지 않아도 우리사회가 온통 물질만능주의에 젖어있고 만사를 진지한 노력보다 금전과 물질로 해결하려는 풍토를 그들에게 가르쳐주는 셈이 아닌가. 이러고서도 어떻게 올바른 민주주의를 얘기할수 있겠는가. 어쨌든 국민학교 선거는 가장 순수하고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므로 학교에서는 공명선거 분위기 풍토를 조성하고 일부 후보 학부모들도 당선만이 아닌 교육적이고 올바른 가치관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물량선심공세는 자제하기 바란다.
돈이 없어 반장에 출마조차 못하거나 낙선된다면 어린 동심이 얼마나 멍이 들까 기성세대들은 냉철히 생각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