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쑥!] 학생부·수능, 5등급서 9등급으로 세분화…특목고 출신 불리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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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시는 세 축으로 이뤄져 있다. ▶지역 균형 선발▶특기자 전형▶정시 모집이다. 각각 학생부 성적이 좋거나 특기가 있거나, 수능 또는 논술을 잘할 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2008년 입시에서도 이 구도는 유지된다. 그러나 전형 요소인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 9등급으로 표시된다. 따라서 둘을 집중적으로 보는 지역 균형 선발과 정시 모집 양상이 달라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어떻게 변화할지 전망해 본다.

◆학생부 성적은=서울대에 지원하려면 학생부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석차백분율을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있는 고교의 출신자들이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학년도엔 이런 추세가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는 2008년부터 학생부를 9등급(현재 5등급)으로 세분한다. 5등급일 때는 10%까지가 1등급이었다. 그러나 9등급으로 나누면 상위 4%까지가 1등급이 된다. 2등급은 11%까지다. 세분화된 만큼 배점도 달라진다. 우수 고교의 경우 최우수 학생의 석차백분율이 대략 10%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측은 "실질 반영률이나 반영 방식이 정해져야겠지만 (특목고 등에) 불리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균형 선발 비중이 정원의 30%(현재 25%)로 늘어난다. 올해처럼 학생부 8%, 서류와 면접은 10%씩 본다. 서울대 측은 "학생부 성적이 합격권에 든 학생(1배수)의 90%가 최종 합격했다"고 전했다.

◆정시에서 수능과 대학별 고사는=2008학년도 이후 수능 시험이 전형 요소로서 힘을 쓰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모집 정원의 3배수를 거르는 정도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측은 그러나 수능 성적이 좋아야 3배수 이내에 들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해 정시 모집 지원자를 대상으로 2008년 기준을 적용해 본 결과 대부분 모집 단위에서 네 개 영역 중 세 개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아야 3배수 안에 들었다. 문과 쪽이 더 그랬다.

한 학원 강사는 "수능-내신을 함께 본 현 방식보다 수능 성적은 더 좋아야 하는 셈"이라며 "수능 성적이 상대적으로 나은 것으로 알려진 특목고 출신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얘기는 3배수로 추리는 과정에만 적용된다. 이 관문만 통과하면 누구나 동일한 출발선에 선다.

이후 과정에서 수능 시험을 대신하는 게 통합 교과형 논술과 심층면접이다. 지금껏 각각 10%씩 20%를 반영했다. 2008학년도부터는 50%로 는다. 각각 30%, 20%다. 당연히 비중이 커진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과거 지원자를 대상으로 전형 요소별 영향력을 평가한 결과 학생부 성적이 논술보다 두 배 이상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였다"고 말했다. 대학별 고사가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대학별 고사를 열심히 준비해야 하는 건 사실이나 수능과 내신의 대비가 불충분하다면 아예 서울대 시험을 볼 기회조차 없다"고 말했다.

◆특기가 있다면=특기자 전형은 지금과 동일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모집 인원만 늘어난다(22%→30대%). 교과 성적이나 수상 실적뿐 아니라 봉사 경력 등을 본다. 이는 특목고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실제 과학고 출신은 2005학년도 114명(전체 413명)에서 2006학년도 148명(542명)으로 크게 늘었다. 서울대는 일반고의 약진이 더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전형 요소별 실질 반영률 등 세부 사항이 정해져야 한다"며 "그러나 (학생부.대학별 고사 등) 어느 것 하나를 잘하면 서울대에 들어올 수 있는 얘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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