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며 쉴 시간 갖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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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필라델피아 오키스트라의 지휘자인 리카르도 무티(48)가 92년8월31일 92년 음악시즌을 끝으로 이 오키스트라를 떠난다.
무티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사임이유는 공부하고 인생을 즐기며 업무여행이 아닌 관광여행을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티는 80년 44년간의 장기집권끝에 물러난 유진 오먼디의 후임으로 이자리에오른 이탈리아태생.
무티는 77년 이 오키스트라의 객원지휘자로 지명된지 3년만에 음악감독이 되었으며 이 오키스트라를 최근 수십년중 가장 훌륭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아왔다.
무티는 또 미국 작곡가를 중심으로한 현대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 이 오키스트라의 연주폭을 넓히고 고전음악과 청중과의 거리를 좁히는데 큰 기여를 한 지휘자로 평가받고 있다.
무티는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갖고 후계자를 물색할수 있도록 일찍 사임계획을 발표한다』면서 『가족의 행복을 중시하는 사람이 후계자가 돼 20세기음악에 비중을 두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라벤나에서 부인·세자녀와 함께 사는 무티는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세계를 두루 다녔지만 세계를 볼 기회는 아주 적었다고 말해 여행에 큰 관심이 있음을 나타냈다.
무티는 또 『자유로운 시간이란 내게는 무척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자유로운 시간의 의미조차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사임후 갖게될 많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무티는 사임후에도 1년에 한차례씩 필라델피아 아카데미 오브 뮤직에서 오키스트라를 지휘하고 레코드 취입도 계속할 예정이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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