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달리기 <4> 살 빼려면 최소 40분은 달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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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아나운서 박나림씨가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달리기에 앞서 무릎 관절을 풀어주고 있다. 박씨는 필자의 지적대로 꾸준한 달리기를 통해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방 선 희 <전 마라톤 국가대표·중앙대 강사>

달리기만큼 체중 조절에 효과적인 운동이 있을까요. 제 경험으로는 살을 빼는 데는 달리기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1학년 때였어요. 부상으로 6개월가량 쉬었는데 몸무게가 10kg 이상이나 불어난 거예요. 평소 45kg이던 몸무게가 55kg으로 늘어났으니까.

다급한 마음에 당시 유행하던 원푸드 다이어트를 했어요. 사흘간 포도만 먹어 보기도 하고, 물로 사흘을 버틴 적도 있어요. 단식도 며칠 해봤어요. 나름대로 살은 좀 빠지더라고요. 그런데 곧바로 도로아미타불이 됐어요. 말로만 듣던 요요현상이 나타나 몸무게가 다시 55kg이 됐거든요. 할 수 없이 다시 달리기에 매달렸어요. 하루 한 시간씩 저강도로 달렸는데 3개월 뒤에 정상 체중을 되찾았어요.

달리기라고 하면 지레 겁을 먹는 사람이 있어요. 빨리, 오래, 잘 달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요. 천천히 달려도 운동 효과는 분명히 나타나거든요. 달리다가 힘들면 걷고, 힘이 생기면 또 달리면 됩니다.

사람의 근육은 속근 섬유와 지근 섬유로 구성됩니다. 속근 섬유는 큰 힘을 낼 수 있지만 쉽게 피로해지는 특성이 있고, 지근 섬유는 큰 힘을 내지는 못하지만 지구력을 뒷받침하는 근육입니다. 조깅이나, 천천히 오래 달리기(LSD:Long Slow Distance) 등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유산소 운동은 지근 섬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근 섬유는 운동 시작 후 즉시 지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 처음 20분 정도는 탄수화물의 저장 형태인 글리코겐을 에너지로 씁니다. 30분 정도 지난 뒤에야 비로소 지방을 태우게 됩니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40분 이상은 달려야 합니다.

일주일에 4회 이상 지속적으로 달리면 3개월 정도부터는 본격적으로 살이 빠집니다. 1개월 정도 지나면 몸무게가 오히려 약간 늘어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근육이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살 빼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섭취하는 칼로리도 줄여야 해요. 하루에 소비하는 칼로리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성인 남자는 대략 2000~2400kcal, 성인 여자는 1800~2200kcal 정도입니다. 이를 감안해 적당량을 먹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물론 지방이 든 고칼로리 식단은 피해야겠지요.

방선희 <전 마라톤 국가대표. 중앙대 강사>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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