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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던 물건 팔아 이웃 도울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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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 대치동에 사는 전용철씨 가족 4명이 17일 이번 주말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판매할 장난감을 꺼내 정리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17일 오전 11시 서울 대치동 선경아파트.

전영재(대치초5).영준(대치초1) 형제는 23일 '위.아.자 나눔장터(weaja.joins.com)'에서 판매할 물건을 방에서 꺼내 먼지를 닦고 정리하느라 바쁘다. 영준이 아끼던 파워레인저 로봇.공룡.미니카 등 장난감에 실로폰 등 사용하지 않는 악기, 동화책을 합쳐 50여 점이나 된다.

영준군은 "장난감을 팔고 나면 섭섭하겠지만 놀 것은 남겨놓았어요. 장터에서 다른 사람이 파는 것 중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면 되죠"라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어머니 서순영(40)씨, 아버지 전용철(41)씨까지 온 가족이 23일 서울 나눔장터가 열리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으로 출동한다. 장터는 낮 12시에 시작하지만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기 위해 오전 9시쯤 도착해 물건을 펼쳐놓을 예정이다. 이들 가족이 예상하는 장터의 수익금은 3만원 정도. 절반은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위 스타트' 운동에 기부할 예정이다.

'위.아.자 나눔장터'에 온 가족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단체 이외의 일반인이 판매 신청을 한 675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가족 단위다.

서울 사당동의 길웅(43).천소은(38)씨 부부는 모처럼 만의 가족 외출 장소로 나눔장터를 선택했다. 중학교 2학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까지 푸른.나라.하늘.장군 등 4남매를 자녀로 둔데다 길씨의 어머니가 3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가족 외출은 좀처럼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천씨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 안 쓰는 물건도 많이 생긴다"며 "자신들의 물건을 직접 팔아 번 돈을 위 스타트 마을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는 게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inform@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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