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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프로야구를 연다(3)|선동렬 어깨 아직은 ″씽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올 시즌 프로야구의 스타들은 제값을 하게 될까?
연간 수 천만원대의 수입을 올리며 경기장을 환호와 탄식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이들 스타들의 활약은 승부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지난해 투수3관 왕 (다승·방어율·승률) 을 휩쓸며 86년에 이어 시즌MVP를 두 번째 거머쥔 해태 에이스 선동렬(선동렬)은 땀과 기(기) 의 대가로 프로최고의 연봉 9천만 원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85년 입단한 선의 눈부신 투구에 힘입어 해태는 한국시리즈4연패의 신화를 이룩했고 막강한 전력을 보유한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했다.
올 1월 가정을 꾸민 선은 27세의 절정기에 있어 작년과 같은 호 성적이 예상된다.
선과 함께 해태승리의 주역인 김성한(김성한)도 타자로서는 1위인 6천7백만원의 연봉을 챙기며 최고의 스타라는 평가와 자부심을 갖게됐다.
올해 32세인 김은 이미 만개 된 상태로 더 이상의 호기록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평소 체력관리가 뛰어난데다 승부근성이 강해 작년수준(타율0·28, 홈런1위, 장타율1위) 은 유지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
지난 시즌 수위타자인 빙그레 고원부(고원부·3할2푼7리)는 말(언어)설고, 입(식) 설은 고국 땅에서 자칫 퇴락하기 일쑤였던 재일동포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타이틀의 주인공이 된 감격 속에 스타덤에 오른 인물.
그러나 고는 타격이 86년 0.245, 87년0·324, 88년 0·277등으로 해마다 들죽날쭉 하는 기미가 있어 올 시즌 활약여부는 미지수다.
투수보다 화려하기는 아무래도 타자쪽이어서 대전 팬들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동렬을 홈런한방으로 두들긴 이강돈(이강돈)을 잊을 수 없다.
이는 이 한방으로 84년 삼성에서 빙그레로 팔려온 서러움을 씻고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사실 이는 88년 0·295의 타율에 최다안타 (1백37개)를 때려낸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올해 29세로 완숙기에 접어든 이는 체력이 선천적으로 유연해 부상이 없는 데다 성격도 낙천적이어서 슬럼프만 없다면 작년과 비슷한 타격을 보일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만년 꼴지 팀 태평양의 신인투수 3총사 박정현(박정현) 최창호(최창호) 정명원(정명원)은 프로데뷔 초년에 스타가 되는 행운을 누렸다. 타자로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굿바이 홈런을 터뜨린 간판 김동기 (김동기) 와 팀 내 수위타자(0·27)로 전 게임 출강한 2루수 이광길 (이광길)의 견고한 수비가 스타덤에 오를만했다.
그러나 이들 대평양 스타들은 갑작스러운 팀 순위의 상승에 기대감이 넘쳐 지나친 연봉싸움을 벌였고 동계훈련에도 불참, 체력과 기량향상에 적신호를 울렸다. 투수3총사는 작년에 혹사한 탓에 구위가 떨어질 공산이 크다.
장효조 (장효조·롯데)가 8년 연속 3할을 때려내는 대기록을 세우고도 팀이 꼴찌로 떨어져 50만원 어치의 자존심을 양보한 것이 대표적인 불운 케이스.
장의 동료인 김시진(김시진·4승9패)도 보기에 따라선 불운의 스타. 프로야구 최다승투수 (1백15승) 기록을 보유하고있는 김은 삼성에서 이적한 후 팔꿈치 고장에다 타선의 불발 등이 겹쳐 최악의 기록을 냈다. 그 결과 한물간 투수라는 평에 시달렸고 연봉도 17·5%나 깎인 5천5백만 원으로 홀쭉(?)해졌다.
불운의 스타대열에는 이만수 (이만수·삼성)를 빼놓을 수 없다. 수비의 핵인 고된 포수자리를 지키며 20개의 홈런(3위)을 포함, 2할8푼4리(14위)의 평년작을 기록했으나 정작 팀 우승의 고빗길인 준플레이오프전에서 12타수 1안타로 죽을 쒀 팀 패배의 온갖 책임과 원망을 홀로 짊어져야 했던 이는 『스타는 위기에서 팀을 구원하는 기적의 창출자』라는 팬들의 기대가 얼마나 무서운가 실감케 한 장본인인 셈.
이밖에 삼성의 좌완투수 성준 (성준) 과 중심타자인 김성래(김성래) , 해태의 살림꾼 김종모(김종모) , LG의 에이스 김건우 (김건우) 이광은 (이광은) , OB의 세이브왕 출신 윤석환 (윤석환) 등은 부상의 악몽에 시달리며 팬들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 가는 신세였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올 동계훈련에서 굳건히 회복된 모습을 보이며 제자리 찾기를 호언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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