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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곱창』<서울 방배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요즘 퇴근길은 나날이 늘어만가는 교통량 때문에 한시도 마음 편한 순간이 없다. 짜증을 내봐도 별 수가 없는 노릇이어서 정체된 차량의 행렬 속에서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런데 한강을 건너 방배동 쪽으로 접어들자면 웬일인지 마음이 흐뭇해지는 때가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내 단골집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방배동 카페골목 중턱에서 약간 벗어난 뒷골목에「동래곱창」 (535-5560) 이라는 양곱창 전문점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내가 10년 이상 즐겨 찾는 단골집이다. 그 옛날 은행에 몸담고 있던 시절부터 동료들과 들르기 시작해 이제는 한 달에 두어 번 가지 않으면 좀이 쑤실 지경이 되었다.
주차장이 넓고 전면이 통유리로 시원스럽게 꾸며진 단층집이어서 분위기가 만점. 주인은 물론이고 깨끗하게 유니폼을 차려 입은 종업원들이 매상의 과다나 방문 횟수에 관계없이 항상 친절히 맞아주므로 우선 부담이 없다. 간혹 농담을 즐기는 동행이 『양은 얇고 질긴 것으로, 곱창은 대창 말고 곱이 빠진 소창만 달라』고 짐짓 능청을 떨어도 항상 웃음으로 주문을 받는 곳이 바로 그곳.
짜지도 맵지도 달지도 않은 가벼운 양념이 발린 두툼한 양과 곱창을 태우지 않고 구워내는 종업원들의 정성도 구수하거니와 석쇠를 자주 갈아대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은근한 서비스 정신이 「동래곱창」의 자랑거리다.
단골이란 억지로 되는게 아니라 손님을 어떻게 응대하는 가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서비스정신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양은 1인분에 1만1천 원, 곱창은 7천 원이므로 주머니 사정과 타협해 가끔 가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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