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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테니스의 ″무서운 아이〃<박성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국내 여자테니스계에 한국판 제니퍼 캐프리어티(14·미국)가 등장해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90년도 종별 테니스선수권대회여고단식에서 우승한 고교1년생 박성희 (박성희·부산 동호여상) .
박은 이미 중학시절 최강자로 군림하긴 했으나 이번 고교 첫 대회에서는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여유있게 정상에 올라 관계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금년 안에 윔블던등 그랜드슬램 주니어대회에서 최소한 한차례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어요 』15세 소녀로는 믿기지 않는 날카로운 눈매의 「무서운 아이」박성희는 다부지게 포부를 밝힌다.
미국 테니스계를 강타하고 있는 캐프리어티는28일로 만14세가 되는데 1m68cm·67kg인 체격조건에서 박보다 우세하다. 지난 2월17일로 만15세가 된 박은 1m65cm·53kg으로 앞으로 체중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
대한테니스협회 주원홍(주원홍)이사는 『성희는 파워 있는 서양선수들과의 경기에서 더욱 포 핸드 스트로크가 위력을 발휘해 가능성이 무한하다』면서『포 핸드 스트로크는 각도가 날카롭고 리시브볼의 위치가 좋은데다 볼의 배합이 뛰어난 등 천부적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백 핸드 스트로크가 약하고 발리와 네트플레이의 보완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박은 지난해 12월 권위 있는 미국 포트워싱턴대회 14세부 단·복식을 석권하는등 지난 2월까지 3개월간 네개 국제대회에서 우승 네번, 준우승 두번의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 특히 박은 여자선수로는 드물게 승부근성과 배짱이 두둑해 웬만한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승부구를 구사하는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다.
박의 후원자인 주원홍이사와 이시환(이시환)코치는 오는6월 박을 유럽 주니어 서키트대회에 출전시켜 본격적으로 세계의 벽에 부딪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원정비용을 마련키 위해「박성희 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현재 박의 세계랭킹은 7백82위이나 올 시즌 유럽 서키트와 미국무대에 진출할 경우 3백위권 진입은 어렵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조그마한 식당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러온 아버지 박옥환씨(박옥환)는 딸의 대성에 온힘을 기울여 왔는데 본래의 직업은 만화가. 지능지수 1백38로 두뇌가 명석한 박성희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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