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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AT(대학수학능력시험) 대폭 뜯어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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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문)9*4=9+10+11+12일 때 99*100과 100*99 중 어느 것이 더 큰가?(현행 SAT)

문)f(x)=x²+4일 때 f(2t)=2f(t)를 만족시키는 t는?(개정 SAT)

2005년 개정될 예정인 미국 대학수학능력 시험(SAT)은 지능지수(IQ) 측정 문제와 유사한 문제는 없애고 훨씬 심도 높은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SAT는 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수시로 치를 수 있는 수학능력시험으로 한 회에 최소 1백20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대표적 대입 시험이다. 2001년 봄 학기에는 2백30만명이 이 시험에 응시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신호에서 공개한 개정 SAT 예상 출제 문제는 학생의 쓰기와 읽기, 그리고 연산 능력이 얼마나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묻고 있다.

학습량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학업 성취도를 묻는 또 다른 대입시험인 ACT와 유사해졌다. 개편된 SAT는 작문에서 남학생보다 우수하지만 유추문제(analogy)에서 성적이 낮았던 여학생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타임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SAT를 통해 미국 대학에 진학했던 한국 학생 등 외국 학생의 성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스턴 캐퍼턴 미 전국대학위원회 이사장은 "현행 SAT가 기출 문제 반복 학습만으로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유추문제를 없애고 대학 수업을 듣는 데 필요한 고등연산능력과 독해.작문력을 측정하는 문제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사 자질.학교 시설 측면에서 학교 간 불균형이 현격한 현실에서 SAT의 난이도 조절로 학생들의 기회 불평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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