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해부 '교육특구' 대치동] 네티즌도 뜨거운 논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9면

"(대치동의) H고를 다니지만 회의가 듭니다. 한다 하는 애들이 많이 모인 까닭에 강북보다 내신이 떨어져 수시 합격도 힘들고 수능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 돈만 엄청 들고 효과 없는 비효율 교육입니다."(고3, ID:flyball)

"(수능) 평균을 따지지 말고 명문대 중 강남 출신의 수를 따져보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강남이 별거 아니다 식의 기획기사네요. 강남 교육의 특징은 모범생만 챙겨 가깁니다."(강창성)

지난 17일부터 '교육특구, 대치동' 시리즈가 나가자 이처럼 네티즌의 반응이 뜨거웠다. 대치동 무용론과 유용론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기사의 기획의도를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20여년간 강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는 양재권(snow91)씨는 "일부 학생들은 무분별한 사교육에 오염돼 자기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결국 탈선과 비행 청소년으로 전락하고 부모들은 명문학교의 뜬구름을 잡으려다 실패하고 실의와 우울에 빠지기도 했다"고 지나친 사교육의 병폐를 지적했다.

윤영미(yym001)씨는 "지방에 사는 엄마의 입장에선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기사였어요…강남이 기존의 통념보다 많이 부풀려져 있었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엄마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진정한 교육을 위한 지출인가 아니면 남들한테 위세를 떨치기 위한 지출인가 학교 다니는 자식을 가진 엄마들 잘 생각해보세요."(곽성근 shagura)

반면 대치동 옹호론도 만만치 않았다.

명문대 진학률을 살펴보면 강남과 대치동의 힘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지원준(chopsue2)씨는 "단순히 수능평균이 낮다고 강남이 별로라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면서 "중학교 때부터 외고나 과학고로 빠져나가는 학생들도 강남 사교육의 산물인데 이들 중 강남 출신의 비율을 밝혀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치동 지역의 수능 평균점수가 낮고,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는 것은 유학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대치동으로 몰리는 이유가 단순히 입시 때문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었다.

"강남까지 이사 가서 고등학교 다니게 하는 건 대학도 대학이지만 친구들 덕을 보자는 욕심도 있다. 끼리끼리 논다고 사회에 나와보니까 대학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동창들도 동창이라는 이유로 많이 도와주더라."(이주희 moosnil)

이와 함께 "강남 깎아내리기가 절정에 달했다" "강남이라는 어느 한 지역을 특정화해 이들 지역에 시기와 질투를 보내는 그릇된 접근" "강남이 무슨 동물원입니까, 왜들 그렇게 질타하는 건지…" 등의 비판도 있었다.

한편 사교육비에 관한 설문조사(18일자 1면)와 본지에서 취재한 학원비(20일자 9면)가 큰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는 많은 과외비를 들이면서도 설문조사에서는 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책기획부 정철근.강홍준.하현옥.권근영 기자, 조인스랜드 안장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