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명 주소한국영사처장(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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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방소단 활약… 한ㆍ소수교 앞당겨질듯
소련주재 초대 영사처장으로 지난 2일 모스크바에 부임한 공로명영사처장은 이곳에 온 후 가장 큰 행사로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의 방소단을 맞아 몹시 분주하다. 모스크바의 주택난ㆍ사무실난 때문에 아직도 사무실을 마련하지 못하고 KOTRA건물 한쪽에 방을 얻어 영사업무를 보고 있다.
공처장은 김최고위원의 방문으로 한소간 정식 수교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방소단의 활약으로 한소관계가 곧 총영사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기는 언제로 보는가.
『소련측은 북한을 아직도 크게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여러차례 회담에서도 정경분리의 기본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페레스트로이카의 추진속도로 미뤄 올여름께는 총영사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대사급의 정식 외교관계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는지.
『지금으로서는 속단할 수 없지만 고르바초프의 신사고가 한반도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여 앞당겨질 공산이 크다.』
­이번 방소단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물론 한국 집권당이라고 하나 정당대표이기 때문에 정부레벨의 어떤 협정이나 계약을 할 수는 없다. 다만 정치적ㆍ경제적으로 한소간의 거리를 단축시키는 데 분위기조성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곳 교민들이나 상사주재원들을 많이 고무시켰을 것으로 믿는다.』
­소련측의 반응은.
『고르바초프가 김최고위원과 회담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만남」 그 자체가 획기적인 「사건」이다. 이곳 프라우다지도 22일자 신문에서 우리나라를 ROK로 호칭하면서 김최고위원의 방소활동기사를 게재했다. 이전에는 「SOUTH KOREA」로 표기했었다.』
­경제협력 관계는 더욱 활성화되리라 보는가.
『앞으로 대소투자가 확대되려면 우선 투자협정ㆍ무역협정ㆍ이중과세방지협정ㆍ과실송금협정 등 제도적 장치가 강구돼야 한다. 이 점은 시타리안경제담당부총리와 김최고위원의 회담에서도 논의된 것으로 안다.』
­20일 한소 정부간에 체결한 항공협정은 어떤 내용인가.
『KAL과 아에로플로트 소련국영 항공회사간에 체결된 상무협정을 정부차원에서 승인한 것이다.』〈모스크바=이규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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