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예선 결승 하이라이트>
○ . 왕위후이 7단 ● . 윤 준 상 4단예선>
장면도(149~158)=초반에 우상귀를 잡고 흑은 우세해졌다. 이제 슬슬 두어 이기는 게 옳건만 윤준상 4단은 피 맛을 본 맹수처럼 좌상마저 잡으려 들었다(좌상 백은 현재 두 집이 없다). 순간 괴로움에 신음하던 왕위후이(王煜輝)는 백?로 반격하며 자신에게도 기회가 오고 있음을 느낀다. 어차피 불리한데 좌상이 또 죽은들 대수랴.
게다가 윤준상은 한국의 거친(?) 신예답게 151로 젖혀 전면전으로 나오고 있다. 152로 뚝 끊으며 왕위후이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이런 대전투가 시작되면 기존의 유불리는 허깨비에 불과한 것. 이 일전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뿐이니 불리한 백에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흑에는 '참고도'처럼 두어 좌변을 살아두는 길이 있었다. 이 흑이 살면 귀의 백은 저절로 죽는다. 그러나 윤준상은 흑?들이 크게 엷어져 생사에 얽혀드는 게 싫었다. 무엇보다 그는 151부터 중앙 백과 수상전을 벌여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나 156으로 젖히자 흑의 수가 푹 줄어든 느낌이다. 귀의 백은 이제 A로 두면 산다. 너무 강하게 움직인 흑이 결국 부러지고 마는 것일까.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