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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산악 자전거」 경기에 "한국인 꼬마 스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미국·호주는 물론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산악 자전거 대회에 천부적인 자질로 우승을 독차지하고 있는 한국 소년이 등장, 국제 스포츠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산악 자전거 경기는 인공적으로 언덕과 장애물들을 설치, 점프 등 각종 묘기를 선보이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임으로써 스릴과 스피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에서 각광받는 스포츠.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캐년컨트리의시에라 비스타 주니어하이스쿨 8학년에 재학 중인 이인희 군 (13) 이군은 지난해말 호주에서 열린 세계 산악 자전거 대회 12세 부문에 미국 대표로 출전, 30여개국 대표들과 대결해 당당히 1위를 차지함으로써 그의 주가를 높였다.
이군이 자전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6세 때인 83년 가족과 함께 이민 온 이상훈씨 (40·자전거 상점 경영)는 아들에게 고물 자전거 1대를 사주었는데 이때부터 이 군은 자전거와 살다시피 열심히 자전거를 탔으며 우연히 산악 자전거 대회를 구경한 것이 선수가 되는 동기가 되었다.
산악 자전거 대회에 매료된 이 군은 아버지를 졸라 7세 때 샌타클라리타 대회에 출전, 3위에 입상함으로써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이 군은 전문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이씨는 엔지니어 직업을 때려치우고 자전거 상점을 캐년컨트리에 내고 적극적으로 뒷바라지했다.
이 군은 대회에 출전 한지 두달만에 숙련급으로 뛰어올라 「자전거의 귀재」라는 칭찬을 들었다.
보통 선수의 경우 숙련급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2년이 걸리는 것이 통례. 초보자급에서 5회 승리해야 중간급이 되며 중간급에서 10회를 승리해야 숙련급에 들어가기 때문.
무섭게 성장을 거듭한 이 군은 87년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 대회 10세 부문에서 우승,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자전거 협회 (ABA) 11년 사상 새로운 역사를 창출해냈다.
88년 ABA 랭킹 2위에 머물렀던 이 군이 지난해 오픈·크루이저·엑스퍼트·트로피대시 등 4개의 큰 대회를 휩쓸어 당당히 챔피언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 군의 명성은 미국 내에서도 자자, 매스컴의 각광을 받고 있어 미국의 스포츠 전문 TV인 ESPN에서 특집으로 프로를 제작, 방영할 정도인데 그동안 신문·잡지 기사를 모아놓은 것이 무려 6권에 달하고 있다.
1년에 평균 40회 정도 각종 대회에 출전해야 할 정도로 바쁜 이 군은 그동안 각종 대회에서 따낸 트로피만도 5백 여개.
이 군은 오는 8월 프랑스에서 개최 될 세계 대회 13세 부문에 출전, 「세계 대회 3회 챔피언 획득」의 꿈에 부풀어 있는데 공부도 잘해 장래 우주공학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 【LA지사=김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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