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창살 때문에… /불난 집 어린이 못빠져나와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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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다세대주택에서 화재가 발생,창문에 설치된 방범창살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한 국민학교 여학생이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21일 오전5시45분쯤 서울 노량진본동 126 조종일씨(47ㆍ가구점경영)의 다세대주택 3층에서 원인모를 불이 나 건넌방에서 잠자고 있던 주인 조씨의 막내딸 연아양(10ㆍ중대부국5)이 방범창살 때문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불을 처음 발견한 주인 조씨에 따르면 이날 안방에서 혼자 잠자고 있는데 마루에서 나무타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거실이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조씨는 거실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오기 어렵게 되자 안방창문을 통해 3층 베란다로 탈출,아이들 방으로 가 창문을 두드려 아들 호영군(15)은 창문으로 끌어냈으나 연아양 방에는 방범창살이 설치되어 있어 연아양이 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불이날 당시 조씨의 부인 한상연씨(41)는 새벽기도를 나가 집에 없었고 큰딸은 옥상의 다락방에서 따로 잠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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