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린이 건강 헤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수도물에 대한 불신 등으로 날로 소비량이 늘고 있는 청량음료가 치아를 삭게 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콜라·오렌지주스 등 청량음료가 치아의 무기질을 벗겨 낼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소 이온 농도 (PH)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 치대 최유진 교수 (예방 의학)는 『미국 등에서는 청량음료의 이같은 치아산식증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음료에 인산 등 무기염류를 첨가하는 등 소비자들의 치아 건강을 배려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같은 노력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청소년·어린이들이 새콤하고 달콤한 맛에 이끌려 청량음료를 지나치게 마실 경우 치아의 법랑질이 음료 속의 높은 산성 성분으로 벗겨질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엄마들이 고무 젖꼭지가 달린 우유병에 넣어주는 오렌지주스를 조금씩 오랫동안 마시는 5세 이하의 어린이들과 청량음료를 찔끔찔끔 마시는 청소년들은 이들 음료 때문에 치아가 삭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 팀은 지난 88년 국내에서 시판 중인 청량음료 1백8개 품목의 산성도를 조사 한데 이어 최근 산성 음료가 법랑질의 탈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보고했다.
연구 결과 1백8개의 청량음료 중 98개가 치아를 삭게 하는 기준 (PH 5.5)을 훨씬 넘는 산성도를 보이고 있으며 PH3.99이하가 77개 품목에 달하고 심지어 PH 2.99이하인 품목도 29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 중 우유·두유는 PH가 6.5이상으로 치아 무기질에 대해 보호 역할을 해주고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건강 음료로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탄산 음료·과일 음료 등은 모두 치아를 해칠 수 있을 만큼 높은 산성도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