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하려면 반복해 외워라 |일선교사들이 말하는 숙달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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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영어공부를 잘 할수 있는 비결은 없을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도 좀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는 중·고교생들은 한번쯤 이렇게 자문해 보게된다.
학생들에게 있어 이처럼 영어는 어렵고, 때로는 지긋지긋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코 소홀 히 해서는 안되는 과목.
우선 입시에서 높은 점수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사회생활속에서도 소홀히 할수없기 때문이다.
모든 과목이 다 그렇지만 영어에도 왕도는 없다. 그러나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일선교사들과 전문가들은 이렇게 제시한다.
◇입문단계=『언어는 습관이기 때문에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요.』 서울방배중 김경민교사(27·여)의 충고. 김교사는 중학교 1년생의 경우 『입문단계라고 볼수 있는 입학후 1년간은 복잡한 문법을 공부하거나 많은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영어에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첫 단계에서부터 「영어=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되면 영어와는 앞으로 담을 쌓고 지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시기에는 특히 정확히 발음하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한번 잘못 길들여진 발음습관은 좀처럼 교정이 안되기 때문이지요.』
김교사는 또 『교과서의 문장은 가장 기초적인 패턴으로 이뤄져 있으므로 이를 통째로 외우도록 하라』고 말하고 『영어문장의 패턴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바로 기초가 튼튼해지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김교사는 덧붙여 『이 시기는 입시부담이 아직 없을 때이므로 학교수업외에 시청각교재등을 이용해 별도로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하기도 한다.
◇심화단계=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가 결국 어떤 뜻을 전달하고자 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그 속에 든 내용을 정확하고 빠르게 알아내는 것이 바로 「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평가가 대부분 독해력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성학원 이성우 영어주임(56)은 『어느 정도 독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문법적 지식과 함께 최소한 4천개의 단어와 2천개의 숙어는 알아야 한다』며 『이같은 문법과 어휘력의 습득은 문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주임은 『문법과 어휘라는 것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속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며 존재하는 것』임을 강조, 『이같은 이유로 일률적인 문법의 적용은 있을수 없으며 단어 및 숙어의 정확한 의미도 문장을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주임은 이에따라 학생들에게 교과서외에도 다양한 교보재를 활용, 보다 많은 문장을 접하면서 모르는 대목이 나올 때는 읽어가면서 문맥으로 무슨 뜻일까를 추측해본뒤 추측이 맞았는지 확인하는 작업으로 사전을 펼쳐보는 학습방법도 좋다고 권한다.
이같은 방법은 기억에 오래 남고 시험때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별로 당황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경복고 이성배교사(52)도 『영어공부를 할 때는 닥치는 대로 암기하려는 것이 좋으며 절대로 잊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며 『외우고 잊기를 서너차례 거듭하는 과정에서 머리에 남는 것이 진짜 자기 것』이라고 강조.
이교사는 단어나 문장을 외울 때는 가급적 쓰면서 외우지말고 입으로 외우는 방법을 권장하고 노래가사나 친구집 전화번호가 저절로 튀어나올만큼 확실히 암기되는 것은 바로 입으로 외우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입시대비=일선교사들은 교과서와 1권 정도의 참고서는 줄줄 외우다시피 정독하고 틈나는대로 포킷용 영한대역소설 등 참고교재를 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때 자기실력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택하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며 모르는 단어가 1개정도 있는 쉬운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충고.
공부방법으로는 먼저 전체문장을 빨리 읽고 뜻을 대충 파악한 뒤 정독하는 것이 좋고 모르는 단어(특히 동사)는 사전을 찾아 구나 절단위로, 또 관련사항(동의어·반대어·파생어등)을 모두 외워둔다. 다소 답답하더라도 주석이나 해석을 미리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한국중등영어교육연구회의 정주섭회장(서울중부교육구청 학무과장)은 『영어는 오랜시간끊임없이, 그리고 힘들게 공부해야 발전이 있다』며 『짧은 기간내 벼락공부가 절대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입시대비책이 없다고까지 단언할수 있다』고 말한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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