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 "가자, 송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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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수도권 대학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몰리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입지를 활용해 글로벌 대학의 전략을 앞당기고 확장이 어려운 서울 캠퍼스의 숨통도 틀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가 맨 처음 시동을 걸었다. 연세대는 5월 송도국제도시 5.7공구에 55만 평의 제2캠퍼스를 조성키로 하고 인천시와 토지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고려대.서강대 등 수도권 대학이 잇따라 사업계획서를 인천시에 제출하는 등 송도국제도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대, KAIST, 미국 스탠퍼드대까지 입주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자유구역 안에 국제적 수준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인 인천시로서는 내심 반가우면서도 이제는 부지 부족을 걱정할 지경이다. 이에 인천시는 공모를 통해 입주 대학을 뽑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는 첨단산업 위주의 경제자유구역인 만큼 단순히 캠퍼스만 이전해서는 곤란하기 때문에 첨단 연구 기능의 이전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 지원 신청 잇따라=현재 송도국제도시에는 2009년 완공 예정으로 시립 인천대의 캠퍼스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여기에 연세대가 5000명 이상이 공부할 수 있는 규모의 국제화 캠퍼스를 지어 2010년 3월에 문을 열 계획이다.

고려대는 10만 평의 부지에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와 물류.유통 전문 교육기관을 세우기로 했다. 중앙대는 26만 평의 부지에 국제문화예술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1만여 명의 예술 전공 학생을 수용, 문화기술(CT)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예술.한류 콘텐트를 생산해 내는 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서강대는 20만 평 규모의 연구 중심 대학원과 연구개발(R&D) 센터가 입주하는 송도국제테크노파크를 조성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하대는 55만 평 부지에 NT.IT.BT 등 대단위 첨단산업형 캠퍼스를 조성해 기존의 인천 용현동 캠퍼스 대부분을 송도로 옮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밖에 가천의과학대학도 22만 평 규모의 글로벌 생명.의과학 연구개발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 왜 송도로 몰리나=이처럼 수도권 대학들이 송도국제도시를 주목하는 것은 경제자유구역과 연계해 대학의 글로벌 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천 송도에는 현재 173만 평의 국제비즈니스 단지와 바이오 단지, 유비쿼터스 IT 허브, 국제학술연구단지 등이 추진되고 있어 세계적인 첨단산업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해 해상을 가로지르는 인천대교가 완공되면 송도에서 영종도 국제공항까지 15분 거리로 짧아지고 제3경인고속도로.인천지하철 노선의 연장 등으로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크게 나아지는 점도 매력적이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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