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잔치 또 ″고의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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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고의 패배」가 자행돼 대통령배 배구대회에 다시 한번 먹칠을 했다.
1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제7회 대통령배 전국남녀배구대회 2차대회 여자부 3, 4위 전에서 호남정유는 장윤희(장윤희) 김호정(김호정) 이정선(이정선) 이도희(이도희) 등 주전4명을 모두 뺀 채 맥없는 플레이로 일관,3-0 완패를 자초해 3위 자리를 대농에 헌납했다.
이날 대농-호남정유의 한판은 현대에 이어 나머지 최종전(4∼6일) 결승 행 티킷 한장의 향방이 걸린 빅이벤트.
지난해 제6회 대회에서 대농을 꺾고 준우승을 차지한바 있는 호남정유가 이날 경기에서 대농에 이길 경우 1차대회 3위와 2차대회에서 최소한 준우승을 확보한 선경이 대농을 제치고 최종 전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1차대회 4위에 그쳐 이미 최종전 진출이 좌절된 호남정유는 선경과 최종3, 4위전을 벌이겠다는 계산 아래 이날 대농과의 경기를 사실상 포기, 평소 라이벌관계인 선경의 최종 결승진출 희망을 미리 무산시켜 버린 것이다.
국내배구코트에서 고의패배는 라이벌팀을 떨어뜨리기 위해, 또 필요할 때 져준데 대한 「보은」등 몇가지 요인으로 심심찮게 발생해 만성질환이 되고있으며 지난1차대회에서 대한항공이 2차대회에서의 유리한 조 편성을 위해 서울시청에 고의로 역전패하는등 대통령배 대회에서만 이번이 네번째다.
김청용(김철용)호남정유감독은 『최종전 결승진출이 무산된 이상 최종 3위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주전들을 쉬게했다』고 고의패배를 시인했다.
한편 최종전 진출팀이 이미 확정된 가운데 벌어진 고려증권-현대자동차서비스의 남자부2차대회결승은 노련미와 조직력에서 앞선 고려증권의 완승으로 마감됐다. 고려증권은 지난대회 최종결승(89년 2월)이후 지금까지 22연승의 유례드문 무패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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