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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대형 유전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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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멕시코만 연안 해저에서 알래스카 유전에 버금가는 초대형 유전이 확인돼 미국 석유업계가 흥분하고 있다.

미 석유 메이저사인 셰브론은 5일 "루이지애나주 해안에서 남쪽으로 282㎞ 떨어진 '잭 2' 유전을 시험 생산 해본 결과, 해저 9㎞ 지점에 30억~150억 배럴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유전이 본격 생산에 들어갈 경우 하루 최대 40만 배럴의 원유를 20년 동안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알래스카 북부 연안에서 발견된 미 최대 유전 프루도 베이와 비슷한 생산 규모다.

현재 미국에서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최대 230억 배럴이다. 새 유전의 매장량이 150억 배럴로 확인될 경우 미국의 원유 매장량은 단숨에 50% 이상 늘게 된다.

2004년부터 탐사가 시작된 '잭 2'유전은 셰브론이 5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미국의 데본 에너지와 노르웨이의 스타토일ASA가 25%씩 나눠 갖고 있다.

이 유전은 통상적인 해저 유전에 비해 훨씬 깊은 곳에 위치한 이른바'초심해 유전'이다.

원유를 뽑아내는 것도 어렵지만 그만큼 생산비도 비싸다. 원유가가 최소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유지해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BP.엑손모빌.셸 등 다른 석유 메이저들도 앞다퉈 이 같은 심해 유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석유 전문가인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협회 대니얼 예르긴 회장은 "심해 유전 개발은 10년 전만 해도 엄두를 못내던 일"이라며 "향후 필요한 기술이 속속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멕시코만 해저에 매장된 원유를 당장 뽑아내 쓰기는 어렵다. 개발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선 추가 시험을 거쳐야 해 일러야 2010년 이후에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전이 미국 본토와 근접해 있어 환경단체의 반발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또 새 유전 개발로는 미국의 '석유 갈증'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며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하루 2050만 배럴의 원유를 소비하고 있으며 이 중 1150만 배럴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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